[어린이 책]커다란 공룡 ‘밥’과 함께 떠나볼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3일 03시 00분


◇무지막지하게 큰 공룡 밥/윌리엄 조이스 지음/노은정 옮김·48쪽/1만 원·비룡소

작가가 독자를 판타지에 몰입시키려면 모름지기 뻔뻔함이 있어야 합니다. 천연덕스러운 픽션은 논픽션인 양 어느새 독자에게 스며들지요. 이 책의 장점입니다.

좀 별난 라자르도 가족이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당연히 독자들도 함께 가는 여행이에요. 이 가족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면 늘 신기한 보물을 가져온다는 복선도 깔립니다. 독자들은 어떤 선물일지 궁금해지지요. 그런데 올해의 선물은 더 유별난 모양입니다.

예상대로 이 가족은 아프리카 초원에서 만난 초록색 공룡을 배와 기차에 태워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중간중간 공룡을 직접 타기도 하고요. 그 장면들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렸습니다. ‘배에 탈 수 없으면 어쩌나?’, ‘기차는 어떻게 타게 될까?’ 하고 먼저 걱정을 하게 돼요. 하지만 유람선 굴뚝을 침대로 쓰고, 기차 지붕에 앉아 머플러를 휘날리는 공룡 ‘밥’을 보면 ‘아, 다행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돌아온 핌리코 힐스에서는 시장 부인만이 불평할 뿐 모두 다 밥을 환영하는군요.

화면을 가득 채운 공룡만으로도 아이들은 좋아서 숨이 넘어갈 만합니다. 그 주변의 사람들을 꼼꼼히 관찰하는 것은 즐거운 덤이에요. 글이 많은 편이지만 차분히 읽어준다면 글을 모르는 아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 윌리엄 조이스는 디즈니 TV 에미상, 크리스토퍼상, ABBY(전미서점상연합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책) 영예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감독입니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판타지를 만드는 데 아주 긴 시간을 들인다고 해요. 야구 모자를 쓰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덩치에 비해 유난히 귀여운 공룡 밥을 조이스의 홈페이지(www.williamjoyce.com)에서도 찾아보기 바랍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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