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 불각(不覺)의 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03시 00분


○ 조한승 9단 ● 이세돌 9단
도전자결정전 3번기 2국 7보(116∼138)

흑 ○는 조한승 9단에겐 불각의 한 수였다. 그런 펀치가 들어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바둑은 ‘승부 끝’에서 ‘이제 새로 시작’ 모드로 바뀌었다. 하변 접전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 어느 한쪽이 삐끗하면 큰 사달이 날 것 같다. 백 22까지는 서로 최선의 수순.

상황이 풀리자 이세돌 9단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이 9단은 이제 상변 백 28의 자리로 달려가면 초반 내내 뒤졌던 형세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다고 봤다. 그 판단은 맞았다. 다만 이 9단은 흑 23 등으로 하변에서 조금만 더 선수 활용을 하면 완벽하다는 생각이었다. 이 9단이 구상한 그림은 참고도. 흑 1, 3을 선수하고 5로 뻗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 9단의 머릿속엔 백 24로 흑 한 점을 때려내는 수는 없었다. 이로써 바둑은 또 요동치기 시작했다. 흑 23을 둔 체면 때문에 이 9단은 흑 25, 27로 하변을 살렸으나 상변은 백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 하변 흑이 살아간 것이 작지 않지만, 상변 백 28도 못지않게 커 다시 백이 우세를 잡게 됐다. 상변 패가 승부 패지만 어딘지 흑이 버거워 보인다.

21=○ 24=18, 32 38=○, 33=◎, 35=29.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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