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Share, Run…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나의 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16시 15분


연주하고, 나누고, 달린다.

언뜻 서로 연관이 없는 단어 같지만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8)을 이해하는 키워드들이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정말 바빴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과의 협연, 독주회 등 1년에 100회 정도 연주회를 가졌다. 그는 다큐멘터리 출연에 책도 쓰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9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쉬지 않고 일했죠. ‘노동’이었어요. 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외적, 내적으로 혼란이 오는 상태가 되긴 했죠. 이제는 이 정도 밖에 못하겠다고 선을 긋는 편이에요.”

UCLA 강의도 6월에 그만둘 계획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더 이상 젊은 청년인척 할 수 없어서”였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을 꼭 했지만 이제는 먼저 몸이 더 이상 못하겠다는 말을 건다고 한다.

그는 20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My Way(나의 길)’라는 주제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1부는 브람스 6개의 피아노 소품과 브람스 소나타 E플랫장조, 2부는 드보르작 현악 오중주 G장조와 피아졸라 그랑 탱고.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젊은 연주자들을 무대에 세우고 함께 연주도 한다. “예전에 소개했던 젊은 연주자들이 다들 잘 됐어요. 이게 미래에요. 클래식 업계의 문제가 내 또래의 연주자들이 음악에만 집중하고 다음 세대 연주자들을 돌보는 것에 소홀해요. 다음 세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도와줄지 생각해야만 해요.”
매일 바쁜 그지만 뛰는 것은 거르지 않는 편이다. 지금까지 15차례 마라톤 완주를 하기도 했다. 마라톤과 연주는 비슷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마라톤은 자신의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점이 연주와 같죠. 내 자신과 내적으로 경쟁하는 것도 비슷해요. 그래서 더 애착이 가요.”

그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주자보다 ‘음악의 통로’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내가 무대에 오르면 내 이름보다 그 음악을 더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인생을 마무리 할 때 거장들이 만든 최고의 창작물을 잘 나누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성공한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마지막으로 물었다. 차를 좋아하는 그가 15만 km 넘게 달린 차를 바꾸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저도 좋은 차로 바꾸고 싶죠. 하지만 그 돈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잖아요. 차에 돈을 쓰기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요.” 그는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 활동에 애착이 크다. 3만~10만원, 1577-5266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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