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발맹 등 명품 브랜드와 작업하고 있는 세계적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메간 헤스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드레스를 일러스트로 묶은 책 를 펴냈다. 패션의 역사를 바꾼 거장들의 작품을 일러스트레이터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드레스 컬렉션 10.
2009 CHANEL
2009년 여름, 오트쿠튀르를 앞두고 패션가는 그 어느 때보다 뒤숭숭했다. 미국발 경제 위기로 명품 하우스의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있었고, 칼 라거펠트가 이번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샤넬과 결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런 혼란의 한가운데서 라거펠트는 장인정신이 촘촘히 배어나는 수많은 비즈와 시퀸, 손으로 일일이 잡았을 주름으로 장식된 머메이드 라인의 황홀한 드레스로 자신을 둘러싼 소문을 잠재운 것은 물론 불황의 시름까지 잊게 했다. 2011 GUCCI
밀라노에서 열린 2011 F/W 구찌의 레디투웨어 컬렉션의 테마는 히피 시크. 디자이너 프리다 지아니니는 벨벳 블레이저, 몸에 꼭 맞는 조끼, 깃털 장식이 있는 페도라와 퍼 머플러 등으로 히피스러우면서도 구찌만의 화려하고 매혹적인 특성이 가미된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 드레스는 시폰 소재의 시스루 스커트에 짧은 팬츠를 매치시켜 글래머러스해 보이도록 한 것이 포인트. 2012 VERSACE
2012년 8년 만에 오트쿠튀르에 복귀한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런웨이 무대는 그 어느 컬렉션보다 화려했다. 로즈 골드와 붉은색 그리고 자주색 메탈릭 원단과 코르셋으로 조인 보디스(Bodice · 드레스의 상체 부분) 등에서는 세련되고 악마적인 섹시함이 묻어났으며,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로 하여금 베르사체의 마법 같은 의상을 갈망하게 만들었다.
2012 VALENTINO
2012년 파리에서 열린 발렌티노 컬렉션은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에서 영감을 얻었다.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와 피에르 파올로 피촐리는 멕시코 전통 자수에서 영감을 얻어 손으로 그린 꽃무늬와 레이스 아플리케를 여성적인 실루엣과 결합해 우아하고 페미닌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탄생시켰다. 2012 DIOR
가슴이 깊이 파인 네크라인과 뒤로 길게 늘어진 스커트 자락에서 고전적이면서도 페미닌한 디올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디올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배우 샤를리즈 테론은 이 드레스를 입고 2012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아 베스트 드레서로 선정되기도.1961 Jacqueline Kennedy Onassis
재클린은 셀레브러티의 매력과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으며 런웨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61년 한 공식 만찬에서 선보인, 검정 벨벳과 노란색 실크 새틴을 매치시킨 이 이브닝드레스는 그녀가 애용하던 셰즈 니농이라는 의상실에서 제작한 것. 재클린 케네디 하면 떠오르는 분홍색 정장과 필박스 모자(챙이 없는 여성용 모자)도 셰즈 니농에서 탄생했다.
1961 Audrey Hepburn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한 손에 커피, 한 손에 페이스트리를 든 채 티파니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장면에서 입었던 바로 그 드레스다. 진주 목걸이로 멋을 더한 이 드레스는 등 라인이 드러나는 독특한 절개와 몸에 꼭 맞는 보디스가 특징. 오드리 헵번이 사랑한 디자이너 브랜드 지방시의 드레스를 영화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1999 Gwyneth Paltrow
기네스 팰트로가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입고 나온 실크 호박단 소재의 이 드레스에 대해서는 패션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는 진부하다는 혹평을 쏟아낸 반면, 일부는 차분한 분홍색과 전통적인 재단으로 품위 있는 여성상을 구현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풍성한 스커트와 가느다란 어깨끈이 달린 몸에 꼭 맞는 보디스, 페미닌한 네크라인 그리고 긴 숄로 이루어진 이 드레스는 랄프 로렌의 작품. 해리 윈스턴의 16만 달러짜리 목걸이는 기네스 팰트로 개인 소장품.
1984 Madonna
보디슈트, 레이스 레깅스, 뷔스티에 등 혁신적인 아이템들로 패션의 새로운 지평을 연 마돈나는 1984년 제1회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Like a Virgin’의 뮤직비디오 의상을 그대로 입고 5m 높이의 웨딩케이크에 올라선 채 무대에 등장해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 섹시하면서도 발랄한 드레스는 발레복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데, 마돈나는 여기에 베일과 흰색 장갑, 그리고 섹슈얼리티의 상징인 보이 토이(Boy Toy) 벨트를 매치했다. 2009 Michelle Obama
2009년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는 깃털 아플리케와 구슬 장식이 가득한 화려하면서도 젊은 느낌의 드레스로 탁월한 패션 감각을 뽐냈다. 당시 미국의 새로운 퍼스트레이디가 자신의 옷을 입었다는 사실을 TV를 통해 알았다는 신진 디자이너 제이슨 우는 이후 엄청난 스타덤에 올랐으며, 현재는 명품 브랜드 휴고 보스 여성복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활약 중이다.
글 · 김명희 기자 | 참고도서 & 사진제공 · The Dress(양문출판사) | 디자인 · 최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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