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돌 없이 대국? 초고수들의 이색 대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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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3월 15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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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대결을 계기로 바둑에 대해 전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가운데, 바둑의 초 고수들만이 할 수 있다는 이색 바둑대결이 눈길을 끈다.

바둑 전문 채널 바둑TV는 과거 설 특집으로 독특한 방식의 바둑 대결을 주선한 바 있다.

지난 2013년 설에는 ‘신 암흑(暗黑)대국’이라는 스페셜 방송을 진행했다. 두 대국자가 안대로 눈을 가리고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착점할 곳을 숫자로 불러주면 보조 진행자가 대신 두는 방식이다. 당시 김지석 8단과 강승민 2단은 100수까지 안대를 쓰고 바둑을 진행했다.
암흑 대국은 시각장애인 바둑기사들이 쓰는 방법으로 영화 ‘신의 한 수’에도 등장한다.

바둑TV는 이어 2014년 설특집 에서는 일색(一色)바둑과 무석(無石)바둑을 선보였다.

일색 바둑은 양 대국자가 서로 같은 색의 돌로만 바둑을 두는 것을 말한다. 돌의 색이 동일하기 때문에 대국자들은 고도의 기억력에 의존해 자신이 놓은 돌과 상대방이 놓은 돌을 구분해야 한다.

일색바둑 대국에는 당시 한국랭킹 14위였던 김정현 4단과 9위 이지현 4단이 참가했다. 두 사람은 대국이 끝난 후 복기까지 진행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대국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계가(집 수로 승패 계산)로 간다고 해도 끝까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석바둑은 일색바둑보다 더 어렵다. 아예 바둑판 위에 돌을 놓지 않고 서로 좌표만 이야기하며 바둑을 두는 것이다. 돌을 놨다고 가정하는 것이므로 바둑판은 경기 종료까지 비어있게 된다.
무석바둑에 나선 프로기사는 박정상 9단과 송태곤 9단. 두 기사 역시 놀라운 집중력으로 100수 넘게 대국을 벌였다.

무석 바둑은 일본 애니메이션 ‘고스트바둑왕’에도 등장한다.

이 밖에도 바둑에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을 동시에 상대하는 ‘다면기’ 가 있다. 보통 프로 기사들이 아마추어 애호가를 상대로 지도기(指導棋)를 둘 때 활용한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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