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 주는 남자’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반려동물 프로 시청자들에 큰 웃음
1인가구-고령층 증가… 인기 오름세
채널A ‘개밥 주는 남자’의 주병진(위쪽 사진)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이경규. 이 프로그램들은 반려동물과의 소소한 일상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채널A·MBC TV 화면 캡처
“정말 ‘개힐링’이다.”
지난해 12월부터 방영된 채널A 예능프로 ‘개밥 주는 남자’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는 개그맨 주병진(57)과 반려견들인 ‘웰시코기’종 강아지 삼형제 대, 중, 소가 빚어내는 좌충우돌 스토리로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개힐링’을 언급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개힐링’은 요즘 젊은층에서 ‘매우’를 뜻하는 접두사 ‘개’와 ‘힐링’을 합성한 신조어로, 반려동물(개)을 보고 치유받았다는 것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웰시코기 페이지가 별도로 만들어져 인기를 모으고 방송 동영상 클립이 대만, 홍콩 등 해외로 나가며 사람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도 반려동물이 등장했다. 19, 26일 개그맨 이경규가 선보인 이들과 ‘누워 쉬는’ 방송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방송 도중 그는 “개를 보고 힐링하라”며 “지난해 방송에서 ‘먹방’ ‘외국인’ 다 나왔으니 이제 개들만 나오면 된다”고 말했다. 시청자 박율민 씨(26)는 “동물이 보여주는 순수함을 보니 쌓인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마음도 순수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이 주연이거나 등장하는 ‘개힐링’ 콘텐츠는 오랫동안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 한국계 미국인이 기르는 시바견 ‘보리’는 사람 옷 모델로 SNS에서 명성을 얻다가 영국 남성잡지 GQ의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을 담은 사진은 SNS 계정 메인을 장식하는 흔한 소재가 됐다. 동물이 주인인 SNS 계정도 등장해 일반 ‘셀럽’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고 있다. 1인 방송 BJ(Broadcasting Jockey)는 자리를 비울 때 그들이 기르는 반려동물을 카메라 앞에 앉혀놓고 방송을 진행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반려동물 종류도 강아지뿐 아니라 고양이 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힐링’ 콘텐츠가 온라인을 넘어 TV 예능의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1인 가구, 고령층이 많아지며 반려동물 수요가 증가하고 사람과 부대끼며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힐링 받을 대상으로 이들만 한 주인공이 없다”며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반려동물이 보여주는 리얼리티는 시청자뿐 아니라 제작진의 바람까지 충족시켜 준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