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詩가 흐르는 수불스님 모습 52컷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1일 03시 00분


김홍희 사진전

‘별유천지(別有天地)를 만나면 짐을 내려놓아라. 이러할 때 새의 깃털처럼 가벼울 것이다’라는 선시가 담긴 수불 스님 사진. 일우 제공
‘별유천지(別有天地)를 만나면 짐을 내려놓아라. 이러할 때 새의 깃털처럼 가벼울 것이다’라는 선시가 담긴 수불 스님 사진. 일우 제공
스님에게 감화 받은 사진가가 있었다. 그는 2년 넘게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으로 스님을 따라다니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렇게 찍은 사진 수만 장 중 일부가 세상에 나왔다.

4월 11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선류(禪流)’는 사진가 김홍희 씨가 안국선원을 통해 간화선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수불 스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다.

전시 사진은 52장. 사진마다 수불 스님의 선시(禪詩)가 친필로 더해졌다. ‘마냥 흘러가되 흐르지 않고 흐르지 않지만 흘러가는구나, 묘하고 묘한 신령스러움이 시절 인연 따라 드러나도다’, ‘주인공아, 허망한 그림자에 속지 말지어다’ 등 선시가 사진 분위기에 맞춰 밑에 달렸다. 494쪽의 사진집에는 200여 장의 사진이 실렸다. 사진들은 경내와 예술, 포교 활동, 신자와 함께 등 6개 분야로 분류됐고, 선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번역해 실었다.

수불 스님은 “사진과 선시는 진리가 세상에 드러나는 찰나를 포착한 것”이라며 “한글 게송이 더해져 시·서·사진(詩·書·寫眞)의 조화를 이뤘다”고 말했다.

개신교 집안 출신인 김 씨는 “선시는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찍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사진 찍다가 수불 스님의 서슬 퍼런 에너지를 자주 느꼈다”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수불 스님#김홍희 사진전#별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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