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연계에서 압도적인 무대 세트와 세련된 무대 메커니즘으로 화제가 되는 작품은 단연 뮤지컬 ‘마타하리’다.
마타하리 무대 세트는 5t 트럭에 실을 경우 총 78대를 가득 채울 만큼의 거대한 규모다. 무대 제작에는 작품의 총 제작비 125억 원의 80%인 100억 원가량이 들었다. 이는 마타하리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의 전작 중 무대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들었다는 ‘엘리자벳’의 3배에 이른다.
마타하리 무대 장치 중 핵심적인 세트는 ‘물랭루주’와 ‘처형장’이다. 이 작품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오필영 감독은 “마타하리의 삶과 인물의 정서를 이야기하는 데서 그의 삶의 무대였던 물랭루주와 죽음의 무대인 처형장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무희 마타하리의 화려한 삶을 담은 3층 구조의 물랭루주 세트는 작품을 대표하는 무대다. 물랭루주의 발코니 극장을 재현한 세트는 가로 2.5m, 세로 7.7m의 원통형 구조물(사각 틀 안에 360도 회전하는 원통형 무대 설치) 14개로 이뤄졌다. 원통의 절반은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된 극장의 발코니 석으로, 반대쪽으로 돌리면 군인들의 전쟁터가 펼쳐져 반전의 맛을 살렸다.
1막 첫 장면과 2막 마지막 장면에서 마타하리가 홀로 서 있는 처형장 세트는 무대 뒤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입체적인 ‘길’ 형태로 이뤄졌다. 죽음의 순간에 선 마타하리가 자신이 걸어온 삶을 되짚어보는 장면이란 점에 착안한 오 감독의 아이디어다. 처형장 세트는 23m의 무대 깊이를 자랑하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을 100% 활용해 입체적인 깊이감을 만들어냈다.
마타하리는 이 같은 세트를 활용해 총 52회의 장면 전환을 이룬다. 무대감독이 2시간 30분 러닝타임 동안 내리는 세부적인 무대 전환 큐 사인이 195회에 이른다. 또 보통 뮤지컬에서 ‘크루’ 스태프들이 무대 세트를 수동으로 이동시킨 것과 달리, 마타하리 무대는 29대의 오토메이션(전자동) 기기로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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