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가족으로, 생존 학생 역시 그 이름으로 평생을 살 텐데, 그 오랜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우리가 많이 아프다는 걸 알려 주고 ‘세월호 세대’라 불리는 또래들과 함께 잘살 수 있게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고 박성호 군의 누나 박보나 씨가 담담하게 말을 이어 갔다. 세월호 생존 학생 11명과 희생자의 형제자매 15명의 육성을 담은 ‘다시 봄이 올 거예요’(창비)의 출간 간담회가 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렸다.
지난해 출간된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후속편 격인 이 책은 이들이 2년 동안 말하지 못했던 속내를 기록했다. 희생자 부모들의 육성을 담은 ‘금요일엔…’을 쓴 4·16 세월호 참사 작가 기록단이 참여했다.
책에는 상주가 뭔지도 모른 채 상주 역할을 하고, 바다를 보면 눈물이 나는 자신을 보며 감정이 무뎌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하는 목소리가 그대로 실려 있다. 고 남지현 양의 언니 남서현 씨는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서로에게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이제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동시에 성장했고, 다시 일어섰다고 말한다. 이호연 작가는 “피해자들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입장 차이가 나는데 서로 이해하고 보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건웅 윤필 등 만화가 5명은 책 내용을 웹툰 5회로 제작해 다음카카오 스토리펀딩에 지난달 29일부터 한 달간 예정으로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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