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봄이 내려앉은 정원 세월의 흔적과 현대의 삶이 어우러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9일 03시 00분


그곳, 250년 된 런던 왕립 큐가든

골짜기와 언덕 위를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가
문득 나는 보았네, 수없이 많은
황금빛 수선화가
호숫가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는 것을.

(윌리엄 워즈워스 ‘수선화’ 중에서)

동백

미소년 나르시소스는 연못에 비친 자기 얼굴에 반했다.
그가 물에 빠진 자리에 노란 수선화가 피었다. 나르시시즘 신화다.
이 꽃은 그렇게 반할 만하다.
런던 서남부의 교외에 위치한 왕립 정원 ‘큐가든(Kew Garden)’.
수 세기(1759년 개원)에 걸쳐 전 세계의 식물들을
처음으로 한곳에 옮겨 놓은 거대한 ‘식물 도서관’이자 영국식 정원의 모델이다.
뉴욕타임스도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우수한 발명품 중 하나로 이 정원을 꼽았다.
대영제국의 전성기인 빅토리아 시대에 특히 인기가 높았던 가족 나들이 장소 중 하나였다.

치오노독사(나릿과)
치오노독사(나릿과)


수선화

이곳은 수많은 작가에게 영감을 안겨 준 곳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피터 래빗’으로 잘 알려진 동화작가 비어트릭스 포터는 답답한 도시 생활에 지칠 때,
이곳 큐가든의 아름다운 자연을 거닐며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했다.
영국 관광청(www.visitbritain.com)은 올해를 ‘정원의 해(Year of the Garden)’로 지정해
많은 행사와 볼 거리를 선사한다.

방문객의 인기를 가장 많이 끄는 야자수 온실. 멸종 위기의 열대 야자나무들을 볼 수 있다.
방문객의 인기를 가장 많이 끄는 야자수 온실. 멸종 위기의 열대 야자나무들을 볼 수 있다.




런던에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윌리엄 워즈워스#수선화#큐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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