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9기 국수전…견인불발(堅忍不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3일 03시 00분


○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도전 5번기 3국 9보(132∼150)

박정환 9단이 미리 읽어둔 수는 백 32. 중앙 석 점을 버려도 백 36까지 상변 흑 5점을 잡는 패를 내면 손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패는 백의 꽃놀이패로 흑에게만 부담이 되는 패. 백은 이 패를 미끼로 다른 곳에서 이득을 보면 된다.

흑도 당장 이 패를 하려고 덤비면 백의 작전에 말려드는 꼴. 흑 37로 젖혀 반격의 기회를 엿본다. 박 9단은 흑 37에 응대하지 않고 백 40으로 중앙 백 말을 침착하게 보강한다.

여기서 백이 욕심을 부려 참고 1도처럼 중앙 흑 한 점(흑 37)을 잡으려고 하면 흑에게 되치기를 당해 흑 14까지 국면이 혼돈에 빠진다.

흑 47 때 참고 2도 백 1로 느는 것도 욕심. 흑 2의 절묘한 맥점으로 중앙 백 4점이 잡힌다. 흑 49로 단수 한 방 맞는 게 아프지만 백 50으로 지켜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뜻밖에 좌하 중앙의 백집이 두툼하게 불어났다. 박 9단이 욕심을 참고 견디는 견인불발의 자세로 우세를 잘 유지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견인불발#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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