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새 시즌으로 돌아오는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6’을 향한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조지 R R 마틴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가 원작인 이 드라마는 권력과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파고들어 간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사회의 레드카펫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과 닮은 캐릭터로 지목한 티리온 라니스터가 등장했다. 그의 본명은 피터 딩클리지(47). 시즌 1부터 출연하면서 작년까지 5년 연속 에미상 남우조연상 후보로 올라 2차례나 상을 거머쥐었다.
▷딩클리지의 키는 135cm. 출생할 때부터 왜소증 관련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은 난쟁이란 신체적 약점 탓에 숱한 수모를 겪지만 탁월한 정치 감각으로 장애물을 헤쳐 나간다. 개성적 연기를 바탕으로 티리온의 입체적 캐릭터가 살아나면서 티리온을 본뜬 피규어도 나왔다. “네 약점을 스스로 인정하면, 아무도 네게 그것을 이용하지 못해.” 딩클리지는 자신의 대사처럼 왜소증을 받아들이면서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키 작은 영웅’의 탄생이 한국에서도 가능할까.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건물 주인이 청각장애인에게 장애를 이유로 전세 임대를 거부한 것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도대체 장애와 주택 임대가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감안하면 아무리 연기 재능이 뛰어나도 티리온같이 비중 있는 역할에 캐스팅되기는 힘들 것 같다.
▷영국 BBC TV에서는 생후 6개월 때 소아마비를 앓은 나이지리아 출신 장애인이 휠체어에 앉아 현장을 탐방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미국 뉴욕 시의 경우 사람들 눈에 익숙한 장애인 표시 마크를 휠체어 탄 사람이 앞으로 달려가는 듯한 역동적 디자인으로 바꾸고 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이 얼마 안 남았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을 말하는 시대에도 우리의 현실에서는 장애 가진 사람이 일에서나 주거 문제에서나 공평한 기회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