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한 수]‘아시아 바둑 올림픽’ 인기 힘입어 신라면 중국 매출 급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0일 03시 00분


농심신라면배 후광효과 톡톡
대회명칭에 상품명 표기 이례적…한중일 최고수 참여 홍보효과 커
농심 中매출 작년 2억1000만 달러

농심은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신라면의 중국 시장 진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한다.

농심이 이 대회를 유치한 것은 외환위기로 운영이 어려워진 ‘진로배 세계바둑대회’를 대신 맡아달라는 한국기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신라면을 막 생산하던 상황에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은 중국인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이 제안을 수용했다. 이에 이례적으로 대회 명칭에 상품명을 집어넣어 ‘신라면배’라고 정했다.

농심은 1999년 7월 한국기원과 조인식을 가진 데 이어 그해 12월 제1회 대회를 중국 상하이에서 열었다. 2000년 3월까지 서울과 도쿄에서도 대회가 열렸는데 조훈현 유창혁 이창호 9단을 비롯해 한중일 최고수들이 모두 출전했다.

신라면배 바둑대회의 광고 효과는 상당했다. 1회 대회의 경우 중국 상하이TV에서 나흘 동안 매일 2시간 반씩 중계했다. 대회 운영비의 6배에 달하는 40억 원의 광고 효과를 거둔 것이다. 베이징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는 중국 국영방송으로 전국에 전파를 송출하는 CCTV가 중계를 맡아 더 큰 홍보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현재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3국의 최고수가 참여하는 ‘아시아 바둑 올림픽’으로서 중국 언론들이 으레 주요 기사로 보도하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달 막을 내린 17회 대회는 중국 내륙 지역 공략을 위해 충칭에서 개막전을 가졌다.

이에 힘입어 신라면의 중국 내 매출은 눈에 띄게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 제품 판매량은 1998년 40만 박스에서 2000년 200만 박스로 5배로 늘었다. 농심은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대비 16.6% 늘어난 2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신라면 매출도 전년보다 25% 늘어난 50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바둑 대회 개최에 따른 브랜드 홍보효과가 1등 공신이었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돼 올해 30년을 맞았으며 지난해말 기준 누적 매출이 단일브랜드로는 국내 최초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신라면배는 세계 최고 바둑대회로서 위상을 굳히고 있다. 농심은 제17회 대회의 우승상금을 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크게 올렸다. 우승상금 5억 원은 세계 기전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다. 1988년 창설된 중국 최고 대회인 ‘응씨배’의 우승상금은 40만 달러이고 이마저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것이다. 박준 농심 대표이사는 “농심신라면배가 세계 최고의 바둑기전으로 우뚝 서는 동시에 신라면 브랜드를 13억 중국인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우승상금을 대폭 높였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神의 한 수#바둑#농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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