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의 한 수]2016년 남녀 기사 최고의 궁합은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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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배 페어바둑 최강전

SG그룹 제공
SG그룹 제공
인기 드라마의 필수 요소는? 멋있고 예쁜 남녀 주인공, 그리고 보는 이들마저 흐뭇하게 할 이들의 러브라인.

인간(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알파고)의 대결로 화제를 모아 한껏 ‘인기 높아진’ 바둑계에 대국자의 조합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드는 대회가 있다.

국내 유일한 남녀 페어대회인 ‘SG배 페어바둑 최강전’이 주인공. 국내 프로기사 310여 명 중 불과 20%가 여성인 ‘남초(男超)’ 종목에서 남녀 기사가 짝을 이뤄 호흡을 맞추는 것 자체가 이색 볼거리다.

페어바둑 최강전은 남녀 2인 1조로 한 팀을 구성하며 프로기사+프로기사, 프로기사+아마추어(연구생 가능) 조합으로 출전이 가능하다.

한 판을 둘 때 남녀 2명씩 4명이 두는 이 대회는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입신(入神)’으로 불리는 프로 9단이라도 파트너와의 궁합이 잘 맞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2011년 처음 열린 SG배 페어바둑 최강전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12일부터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예선전이 진행됐는데 총 71개 조가 출전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번 예선에는 사제, 친구 외에도 권갑용 8단이 손녀와 함께 짝을 이루고 나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SG배 5회 우승자 박승화-최정 기사.동아일보DB
SG배 5회 우승자 박승화-최정 기사.동아일보DB
실제 부부 혹은 커플이 짝을 이루는 건 어떨까. 최근 반상 밖 커플들이 반상에서도 짝을 지어 출전하는 건 당사자들이 꺼리는 추세라고 바둑 관계자들은 말한다. 승부욕이 강하기로 소문난 바둑기사들이 패배할 경우 커플 관계라 하더라도 다툼이 생기기 때문. 최철한 9단은 2013년 부인인 윤지희 3단과 출전했으나 본선 첫 경기에서 탈락하자 이듬해 김윤영 3단과 짝을 이루기도 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최철한-윤지희 커플은 다시 호흡을 맞춘 뒤 준우승을 거둬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 9단은 “올해 성적이 안 좋으면 내년에 다시 다른 파트너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착수 순서를 잘 지키는 것도 관건이다. 페어바둑은 보통 흑(여성)→백(여성)→흑(남성)→백(남성) 순으로 바둑을 둔다. 순서를 어기면 벌칙을 받는데 한번 순서를 위반하면 3집을 공제하고 3회 위반 시에는 실격패한다.

SG배 페어바둑의 특징은 덤 베팅제. 2회 대회부터 적용된 ‘덤 베팅제’는 대국 전 용지에 덤을 적어 공개한 후 덤을 많이 써낸 팀이 제시한 덤으로 흑을 잡는 것을 말한다. 두 팀이 제시한 덤이 같을 경우에는 돌을 가려 맞힌 쪽이 선택권을 갖는다. ‘덤 베팅제’는 SG그룹 이의범 회장의 아이디어로 채택됐다.

예선전에선 16개 팀을 선발, 시드 16개 팀과 함께 21일부터 32강 본선 토너먼트전을 시작한다. 시드는 지난 기 우승팀인 박승화-최정, 준우승팀 최철한-윤지희 커플을 비롯해 후원사 초청, 랭킹 순 등으로 주어진다. 이번 대회부터 중국 일본 대만에서 초청된 팀(각 1팀)에도 본선 티켓을 줬다. 우승상금은 3000만 원이고 대회 총규모는 1억 5000만 원.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神의 한 수#페어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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