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9기 아마국수전… 기자쟁선(棄子爭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 김기백 5단 ● 위태웅 5단
준결승 1국 4보(48∼62)

좌하 귀에서 백이 48로 받은 것은 정수. 위태웅은 흑 49로 붙여 또 한 번 응수타진에 나선다. 너무 얌전한 응수 같지만 백 50, 52도 정수다.

백 52로 참고도 백 1로 반발하면 흑 2, 4를 선수하고 흑 6으로 붙이는 수가 있다. 백 7의 수비가 불가피할 때 흑 8을 허용하면 백이 손해이다.(백 5는 ○에 이음)

여기서 흑이 한 번 더 활용을 하자고 흑 53으로 젖힌다. 이 부분만 따진다면 백은 55의 곳에 둬 흑 한 점을 잡는 게 실리로 매우 크다. 흑이 추가 활용하고 싶으면 54의 곳에 단수하는 정도인데 이건 별로 아프지 않다.

그런데 백은 54로 늘어 둔다. 이로 인해 흑 57까지 거꾸로 백 한 점이 잡히는 실리 손해를 본다. 이건 무슨 뜻일까.

백은 좌하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선수를 뽑고 싶었던 것이다. 바둑 격언인 위기십결에 나오는 ‘기자쟁선’, 즉 돌을 버리더라도 선수를 다툰다는 것과 딱 맞는 상황이다. 그만큼 두고 싶은 곳이 있다는 얘기. 그 수를 궁금해하던 차에 백 58이 반상에 떨어졌다.

백이 애착을 가진 백 58 이후 62까지는 외길 수순. 이렇게 흑 한 점을 잡아 확실하게 살아두면 두텁다는 뜻이다. 백의 형세 판단이 맞는다면 흑이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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