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없는 리얼예능, 긴장과 웃음 반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채널A 새 예능 ‘오늘부터 대학생’ 단국대 죽전캠퍼스 촬영 현장

채널A 리얼 예능 ‘오늘부터 대학생’ 촬영 장소인 단국대 죽전캠퍼스 도예과 실습실에서 개그맨 장동민(왼쪽)과 방송인 탁재훈이 도자기 제작 시험을 보고 있다. 이들은 “정말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초심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채널A 리얼 예능 ‘오늘부터 대학생’ 촬영 장소인 단국대 죽전캠퍼스 도예과 실습실에서 개그맨 장동민(왼쪽)과 방송인 탁재훈이 도자기 제작 시험을 보고 있다. 이들은 “정말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초심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도연아. 어디 가?”

캠퍼스를 거닐던 개그우먼 장도연은 우연히 강의실 앞에서 탁재훈을 만났다.

“오빠. 공강 시간이에요? 저는 ‘야외교육론’ 수업 중인데, 과제로 학교 내 명소를 찾고 있어요.(장도연) “명소? 학교에서 숨어서 잘 곳이나 좀 찾아줘. 하하.”(탁재훈)

21일 오후 1시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대학생’(매주 토요일 밤 11시) 촬영 현장. ‘오늘부터 대학생’은 연예인들의 좌충우돌 대학 생활 도전기를 그린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탁재훈(48)과 개그맨 장동민(37), 개그우먼 콤비 박나래(31)와 장도연(31)이 각각 단국대 도예과, 체육교육과에 신입생으로 입학해 대학 생활을 체험한다는 설정이다.

22일 열린 ‘오늘부터 대학생’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장도연, 장동민, 박나래, 탁재훈(왼쪽부터)이설정을 위해 만든 단국대 학생증을 선보이고 있다. 채널A 제공
22일 열린 ‘오늘부터 대학생’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장도연, 장동민, 박나래, 탁재훈(왼쪽부터)이설정을 위해 만든 단국대 학생증을 선보이고 있다. 채널A 제공
촬영 현장에서는 수시로 폭소가 터졌고, 수시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리얼 예능’이란 말이 실감됐을 정도. 모든 촬영은 대본 없이 설정만 주어진 채 이뤄졌다. 주인공들은 그 설정 안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까지 봤다. 캠퍼스 현장을 생생히 살리기 위해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만 20여 대. 하늘에는 드론 카메라까지 떠 있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더 큰 웃음과 감동이 발생해요. 단 한 순간이라도 놓치면 안 된다는 긴장감이 커요.”(제작 담당 채널A 이성수 PD)

이날 탁재훈과 장동민은 학생 20여 명과 함께 단국대 도예과 김병율 교수 지도하에 전공 실습 시험을 봤다. 도자기 제작용 물레를 점검하는 탁재훈 장동민의 표정은 학생들 못지않게 진지했다.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탁재훈은 “‘낄끼빠빠’ 아세요?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라는 젊은 세대 신조어예요. 알아 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라며 웃었다.

같은 시간. 캠퍼스 내 폭포공원 앞에서는 박나래와 장도연이 체육교육과 학생들과 조를 이뤄 ‘야외교육론’ 수업에서 과제 발표를 하고 있었다. 박나래와 조를 이룬 단국대생 김은수 씨(22)는 “처음에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는데 이제는 거의 같은 과 학생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진짜 후배처럼 막 대할까 봐 걱정”아라며 웃었다. 박나래도 거든다.

“대학 생활을 똑같이 해야 하니 쉽지 않았어요. ‘하차하겠다’며 울기도 했어요. 그런데 학생들과 친해지면서 마음이 바뀌더군요. ‘나도 학생’이란 생각으로 동화되니 진정성도 생기고 수업 중 재미있는 상황도 자주 발생해요.”

실제 촬영 현장은 출연진뿐 아니라 단국대 학생들, 교수들이 자연스럽게 융화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다만 낯선 순간이 많다고 한다. “학생들이 필기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꺼내 교수님 강의를 촬영하거나 칠판을 찍더라고요. 편리하면서도. 뭔가 낭만은 없어진….”(탁재훈) “낭만요? 요즘 대학생들 힘들어요. 다들 오후 6시만 되면 사라집니다. 대부분 ‘알바’하러 가는 거였어요. 다들 참 열심히 해요. 초심이 떠오르더군요.”(장동민)

‘오늘부터 대학생’은 웃음뿐 아니라 ‘소통’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통해 젊은층에게는 동질감을, 중장년층에게는 학창 시절 향수와 요즘 청춘의 고민을 알려주겠다는 취지다. 이 PD는 “‘오늘부터 대학생’을 보면서 세대 간 소통이 이뤄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오늘부터 대학생#채널a#탁재훈#박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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