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암의 야외 부뚜막. 부뚜막 안에는 반질반질한 무쇠 솥단지 2개가 걸려 있다. 무쇠 솥은 많은 식객들이 찾아왔을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할 수 있어 좋다. 부뚜막 바로 앞의 대나무 숲과 황토로 올린 개방형 지붕이 운치를 더한다.
대안스님이 산청장에서 산 미나리를 사고 있다. 산청장은 1일과 6일에 열리는데 장날이 되면 스님은 곧잘 산나물을 사러 가곤 한다. 이날은 산미나리를 만원어치 샀다.
대안스님이 비빔국수를 만들고 있다. 스님은 국수를 누구보다도 빨리 만들었다.
기자가 먹어봤던 국수 중 가장 맛있었던 비빔국수. 머위, 산미나리, 콩나물, 견과류 고추장이 참기름, 식초와 어울려 독특한 맛을 냈다. 비빔국수 안에 잔뜩 들어있는 머위와 산미나리의 향취를 맡으며 ‘진짜 봄’을 만끽했다.
대안스님이 간장 항아리를 열고 장맛을 보고 있다. 장위에 뜬 하얀 것은 ‘찔레꽃’이라고 하는데 좋은 물, 좋은 소금, 좋은 메주가 잘 어울려 익어갈 때만 나오는 것이라고 스님은 귀띔했다. 금수암에는 된장, 고추장, 장아찌, 효소 등을 담은 150여개의 항아리가 있다. 스님은 장을 담글 때 시감로수진언(물맛이 감로처럼 좋은 맛으로 변하라는 진언)을 염불하고 버선을 한지로 오려 거꾸로 장독에 붙이는 등 정성을 다해 관리를 한다. 금수암 장은 맛있기로 유명한데 그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은 모두 윗대 어른들의 가르침을 따랐기 때문이다.
대안스님이 진달래를 따 담은 바구니를 들고 벚꽃이 만발한 금수암 앞길을 걸어 절로 돌아오고 있다. 스님은 진달래 화전을 소개하기 위해 잠시 짬을 내 근처 야산에서 진달래를 따왔다.
스님이 잠깐 딴 진달래. 별로 안 딴 거 같았는데 발우가 넘칠 만큼 많았다.
진달래 화전을 만들 때는 꽃술을 떼야 한다. 봄꽃의 꽃술에는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진달래 화전 만들기는 요리에 문외한인 기자가 보기에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찹쌀가루 반죽을 후라이팬에 올린 후 가장자리가 익기 시작할 때 진달래를 올리면 끝이었다.
진달래 화전이 봄이 왔음을 알린다. 사진을 찍을 때 대안스님은 바람에 떨어진 벚꽃을 주워 화전 옆에 날렸다. 기자가 금수암에 갔을 때는 천지가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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