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메이크업 고수들은 정말 화장할 시간이 없을 땐 아이라이너보다 마스카라를 손에 잡으라고 조언한다. 풍성한 속눈썹만으로도 눈을 더욱 크고 생기 있게 보이도록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조 속눈썹 연장 시술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속눈썹이 길고 풍성하다면 아이라인을 두껍게 그리지 않아도 눈매가 또렷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에게 인형 같은 풍성한 속눈썹이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평소 자신의 화장법이나 패션 스타일 등 분위기에 따라 마스카라를 골라 쓸 필요가 있다. 볼륨감이나 지속력, 발림성 등에서 각각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른 여기자 4인이 유명 마스카라 제품 4종을 비교해 봤다.
정리=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선호하는 마스카라 타입
▷김선미 차장(김)=여성을 여성답게 해 주는 두 가지 아이템을 대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마스카라와 하이힐을 꼽겠다. 잘 말려 올라간 속눈썹은 같은 여성이 보기에도 마음이 설레니까. 단 판다처럼 마스카라가 눈가에서 번진다면 그 설렘은 안쓰러움으로 바뀐다.
▷최고야 기자(최)=마스카라는 메이크업의 화룡점정이라고 믿는다. 마스카라를 바르기 전과 비교해 드라마틱하게 속눈썹이 풍성해지지 않는다면 굳이 마스카라를 바를 이유가 없다. 인형처럼 볼륨이 풍성한 속눈썹으로 만들어 주는 제품을 선호한다.
▷최혜령 기자(령)=아이라인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눈이 또렷해 보이지 않아서 주말에 외출하거나 평소 출근할 때 시간이 충분하면 꼭 마스카라를 사용한다. 아이라이너 등도 번짐이 심한 눈이라서 마스카라의 첫째 조건은 ‘절대 번지지 않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깔끔하고 속눈썹이 길어지는 마스카라를 선호한다.
▷손가인 기자(손)=속눈썹은 길지 않지만 과하게 눈썹을 길게 만드는 마스카라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메이크업 제품을 쓰고 나면 꼭 눈에 문제가 생겨서 눈 화장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렷한 눈매를 연출하고 싶을 땐 마스카라만 가끔 사용한다.
키스미 ‘히로인 메이크 볼륨앤컬 EX’
볼륨 코팅제를 배합해 인조 속눈썹처럼 풍성한 연출이 가능하고, 뭉침 없이 한 올 한 올 발린다.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고, 컬링 시간을 길게 유지해주는 ‘컬링 셋 폴리머’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김=왠지 일본의 젊은 여배우가 된 느낌. 볼륨이 강하다기에 작정하고 여러 차례 발랐더니 인형 속눈썹처럼 과장된 느낌으로 드라마틱한 효과가 났다. 눈화장 후 땀을 흘릴 일이 있었는데 웬걸. 전혀 번지지 않았다. 인생의 ‘비밀 병기’를 만났다.
▷최=마스카라 ‘인생템’ 발견. 거짓말을 조금, 아니 많이 보태 뷰러와 함께 쓰면 속눈썹에 나비가 내려앉을 수 있을 정도로 볼륨감이 극대화된다. 클렌징 오일을 사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지울 수 있다. 볼륨, 지속력 등 모두 만족.
▷령=절대 안 번지는 마스카라로 알려져 있지만 내 눈은 예외인가 보다. 오후가 되면서 눈 밑에 까맣게 번져 면봉으로 닦아내야 했다. 속눈썹이 인형처럼 예쁘게 길어진다는 점에서는 마스카라의 기능을 톡톡히 하는 제품.
▷손=일본 여성 메이크업 특유의 풍성한 속눈썹을 표현하기 좋을 듯하다. 아주 가늘고 짤막한 섬유질이 붙어 있어 마스카라를 몇 번 덧바르면 속눈썹을 훨씬 길어 보이게 할 수 있다. 워터프루프 기술이 너무 좋은 탓인지 웬만해선 잘 지워지지 않는다. 물론 화장을 지울 때도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한다.
크리니크 ‘래쉬 파워’
속눈썹이 짧고 직모인 동양 여성에 맞게 특수 제작된 얇은 브러시가 특징이다. 39도 이상의 따뜻한 물로만 지워지는 성분을 활용해 땀이나 눈물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찬물에 노출될 시에는 12시간 이상 지워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김=처음에 크리니크 제품으로 테스트를 한다고 했을 때, ‘왠 크리니크?’ 싶었다. 내가 아는 크리니크는 수분 크림 등 기초 제품이 강한 브랜드였다. 마스카라를 꺼내 드니 신선했다. 작은 크기, 속눈썹을 정교하게 표현하는 점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이었다. 화장을 과하게 하지 않을 때 깔끔한 눈매 처리에 좋을 듯하다.
▷최=마스카라 솔이 작은데 효과는 짱짱하다. 정교하게 바를 수 있어 깔끔하게 화장을 마무리할 수 있다. 휴대하기도 편하고, 바르기도 쉬워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용 전까진 몰랐지만, 주변에 의외로 이 제품을 꾸준히 사용한 사람이 많아 놀랐다.
▷령=깔끔하고 길게 발리는 점이 좋았다. 마스카라 솔이 네 개 중에 가장 작은데 그 대신 짧은 속눈썹에도 꼼꼼하게 바르기 편하다. 번짐도 거의 없어서 아침에 바른대로 저녁까지 유지됐다. 다만 번지지 않는데도 마스카라 자체의 지속력은 떨어져서 오후 늦게부터는 마스카라가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었다.
▷손= 마스카라 솔이 작아서 속눈썹이 길지 않은 사람도 눈두덩에 까맣게 묻히지 않고 구석구석 꼼꼼하게 바를 수 있다는 게 장점. 또 솔이 작은 만큼 너무 두껍지 않은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속눈썹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
랑콤 ‘그랑디오즈 스머지프루프’
백조의 목처럼 25도 구부러진 스틱이 특징. 다양한 각도에서 바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속눈썹 안쪽부터 고루 제품을 바를 수 있도록 브러시가 짧다. 동양인의 특성을 고려해 하루 종일 번지지 않도록 번짐 방지 효과가 있다.
▷김=랑콤의 마스카라는 기본적으로 신뢰가 간다. 여성을 우아하게 해 주는 마스카라다. 한 올 한 올 잘 발리고 컬링도 우수하다. 다만 구부러진 스틱을 어떻게 사용해야 드라마틱한 효과를 극대화하는지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겠다.
▷최=3년째 ‘인생템’으로 랑콤의 다른 마스카라 제품을 사용해 온 나의 랑콤 사랑을 실망으로 바꿨다. 무거운 마스카라 액이 뷰러로 기껏 집어 올린 속눈썹을 주저 앉혔다. 한 올씩 풍성하게 올려주기보단 속눈썹이 뭉쳐 보여 한두 번 사용 하고는 손이 가지 않았다.
▷령=번짐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가장 잘 맞았다. 아침부터 12시간 넘게 바르고 있었는데도 번지지 않았고 컬링이나 볼륨감도 상당 부분 잘 유지됐다. 마스카라 솔은 특이하게 고무로 돼 있는데 한 번 바르기에 좋은 양이 묻어 나와서 바르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손=속눈썹 한 올 한 올에 발리는 마스카라에 완전 만족. 과하게 길어지는 게 아니라 눈매가 또렷해지는 연출이 좋다. 색상도 짙은 검은색이라 눈매가 깊어진 느낌이다. 마스카라 목이 꺾여 있어서 눈 곡선에 따라 구석구석 바를 수 있는 것도 장점. 통에 넣고 뺄 때는 약간 불편했지만 그 정도 감수를 못하랴.
마죠리카 마죠르카 ‘래쉬킹 BK999’
5mm 길이의 섬유질이 마스카라 액에 들어 있어 속눈썹에 바르면 섬유질이 달라붙어 눈썹이 길어 보이도록 만든다. 속눈썹을 올려주는 컬링 효과와 볼륨감 있는 연출까지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워터프루프 기능으로 땀이나 피지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김=다른 제품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고나 할까. 볼륨감과 컬링 효과가 적당했다. 워터프루프 기능이 있다던데 내 경우엔 좀 번졌다.
▷최=깔끔하고 무난한 속눈썹 연출이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도 속눈썹 각도가 처지지 않았다. 다만 마스카라 솔이 크고 뭉툭한 것이 단점. 특히 아래 속눈썹에 바를 때 눈가에 묻히지 않으려면 조심스럽게 공을 들여야 한다. 어느 정도 풍성한 볼륨감 연출이 가능해 마음에 들었다.
▷령=네 제품 중 가장 번짐이 심했다. 아침에 바를 때는 깔끔하게 발려서 좋았는데 바른 지 몇 시간 안 돼 속눈썹 모양이 눈 아래쪽에 찍히기 시작했다. 마스카라 솔이 네 개 중 가장 크고 솔 끝부분에 마스카라가 뭉텅이로 묻어나와서 눈썹 앞부분이나 끝 부분의 짧은 속눈썹에 바를 때는 휴지로 닦아내야 했다.
▷손=마죠리카 마죠르카 제품 중 섬유질로 속눈썹 길이를 연장시키는 다른 제품을 써 본 적이 있다. 길어 보이는 속눈썹을 위해 사용했지만 쓰다보니 ‘인위적인 섬유질이 적게 들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제품이 딱 그랬다. 한 번만 슥 발라도 풍성해서 눈매가 또렷해 보인다. 무난한 마스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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