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 스님(오른쪽)의 또 다른 이름은 ‘오두방정 스님’이다. ‘오두방정 스님’은 광주광역시 동구에 있는 ‘대해노인복지센터’에 오시는 노인들이 붙여줬다. 딸 같은 스님이 당신들을 위해 하도 재밌게 놀아주는 게 오두방정을 떠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준 이름이다. 스님은 ‘자비명상’을 한다고 하더니 마이크를 잡고 멋들어지게 뽕짝을 불렀다. 흥이 난 할머니 한 분이 왕년을 그리워하며 스님과 춤을 추고 있다. 왼쪽에 있는 무진 스님의 둘째 상좌 해성 스님은 박수를 치며 흥을 돋우고 있다.
해성 스님이 ‘대해노인복지센터’에서 할머니 한 분과 놀고 있다. 스님의 미소가 환희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맑다. 노인복지센터는 2008년 문을 연 이후 중풍, 치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노인들을 돌본다. 또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50여 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센터에서 만든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있다.
조각천을 덧대 기운 무림 스님의 승복 바지.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스님들에게는 흔한 일이다. 불가에는 ‘시주물을 함부로 쓰면 다음 생에 소로 태어난다’란 말이 있을 정도로 신도들에게 받은 물건을 아낀다.
법림사 상법당의 천불전 불상들 사이에 있는 민들레. 홀씨를 다 날려 보내고 빗방울을 머금은 채 조용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낌없이 주고도 생기를 잃지 않고 있는 모습이 법림사 스님들의 사는 모습과 겹쳐 보였다.
법림사를 찾은 할머니는 지극정성으로 절을 올리고 개구쟁이 손자는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장난치기에 여념이 없다. 할머니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저토록 몸을 굽힌 것일까. 바로 옆의 손자가 아니겠는가. 이 장면을 보며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내가 아니라 누군가의 정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무진 스님(왼쪽)과 해성 스님이 들판에 심을 채소 모종을 들고 절을 나서고 있다. 법림사는 무진 스님이 광주광역시 불모산 자락에 1988년 창건했다.
해성 스님이 부처님 전에 청수를 올리기 위해 법당에 들어가고 있다.
저녁 예불.
법림사에서 본 무등산. 무진스님은 무등산이 좋아 불모산에 절터를 잡았다고 말했다. 법림사는 광주광역시 안에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환경이 좋다.
무진 스님과 해성 스님의 차담. 차담을 더 운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등산 너머에서 들어오는 따스한 햇볕이다. 해성 스님은 법문보다도 스승인 무진 스님의 행동에서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한다. 차담을 나누는 두 스님의 얼굴에 스쳐 지나가는 미소가 바로 염화미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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