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수상]23세 詩로 등단… 이상-만해賞 수상… 폭력과 인간성의 본질 작품에 담아
소설가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의 변두리, 기찻길 옆 셋집에서 태어났다. ‘몽고반점’으로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았을 때 쓴 ‘문학적 자서전’ 등에 따르면 한강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는 장티푸스에 걸려 끼니마다 약을 한 움큼씩 먹었고, 한강은 하마터면 세상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한강은 이를 두고 “나에게 삶이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 세계는 아슬아슬한 신기루처럼, 혹은 얇은 막처럼, 캄캄한 어둠 속에서 떠오른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었다”고 했다.
작가는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 씨(77)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문학적 감수성에 눈을 떴다.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여서 오빠(한동림)가 소설가이고 남동생(한강인)도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해 소설을 쓰고 만화를 그린다. 그의 남편도 문학평론가인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등단은 시로 먼저 했다. ‘문학과 사회’ 1993년 겨울호에 시를 발표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됐다. 이후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희랍어 시간’ ‘흰’,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냈다.
폭력과 인간성의 본질을 탐구하는 강렬한 문제의식을 아름다운 문장과 긴밀한 서사 구성, 풍부한 상징으로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는 평을 받았다. ‘바람이 분다, 가라’로 동리문학상(2010년), ‘소년이 온다’로 만해문학상(2014년),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으로 황순원문학상(2015년)을 받았다.
남편 홍 씨는 “문장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서 쓰는, 자기에 대한 엄정함과 문학적 치열성이 경이로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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