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기선을 잡은 흑이 백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밀어붙인 한 판이었다. 좌상 변화에서 백 34가 느슨했다. 속수 같지만 참고 1도 백 1, 3으로 단수한 뒤 5로 흑 두 점을 잡았으면 백이 훨씬 안정된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백 34 때문에 흑 35로 둘 여유가 생겨 백돌이 공중에 붕 뜨게 됐다. 이 돌의 행마는 이후 백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마지막 기회를 놓친 건 백 62. 지금은 참고 2도 백 1, 3으로 참는 게 좋았다. 이렇게 하변 실리를 확보하고 백 9까지 우변을 삭감했으면 아직 긴 바둑이었다. 실전은 하변 실리를 거꾸로 흑에게 빼앗기게 돼 실리에서 큰 차이가 벌어졌고 승부가 사실상 결정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