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9기 아마국수전… 견인불발(堅忍不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5일 03시 00분


○ 송규상 5단 ● 김기백 5단
결승전 3보(36∼47)

흑 ●의 씌움으로 반상엔 전운이 감돈다.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백 36, 38은 흑 ● 못지않은 강수. 젊은 두 대국자의 혈기가 뚝뚝 묻어나는 진행이 이어지고 있다. 흑 39, 41 역시 흔히 보기 힘든 행마. 돌의 움직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하지만 막상 백의 응수가 쉽지 않다.

이런 예상 밖의 강수를 당하면 후끈 달아오른다. 특히 송규상처럼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려는 고수에게는 ‘무시당하는 느낌’ 때문에 용납하기 힘든 행마다.

아니나 다를까. 백은 42, 44로 또다시 강펀치를 날린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백은 잠시 머리를 식히고 행마의 리듬을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바람직했다.

우변 싸움이 백이 불리한 상황에서 진행된 만큼 적당한 시점에서 타협하는 게 대국 전체의 흐름에 맞는 길이었다.

참고도를 보자. 백 1, 3은 그야말로 참고 또 참는 ‘견인불발’의 수로 굴욕처럼 느껴진다. 흑 4로 백 두 점을 축으로 두텁게 잡는 수가 아프긴 하다. 하지만 백 5를 두면 국면은 아직까지 균형이 맞춰져 있어 ‘이제부터의 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흑 47로 백 한 점을 잡자 백이 둬야 할 곳이 여기저기 많아 피곤한 모습이다. 백은 이 난관을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아마국수전#바둑#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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