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과 무대 경계 허문 파격적 실험 돋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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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

두산아트센터 제공
두산아트센터 제공
파격적이고, 실험적이며 B급 정서가 넘친다.

연극 ‘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사진) 이야기다. 소재가 흥미롭다. 2003년 결성된 해커그룹 ‘어나니머스(Anonymous)’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나니머스에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해커그룹 ‘룰즈섹(LulzSec)’의 붕괴 과정을 다룬다.

런던의 16세 모범생 무스타파와 스코틀랜드의 은둔형 외톨이 제이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만나 컴퓨터 해킹을 정치적, 사회적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핵티비스트(Hacktivist)’를 자처한다. 이들은 신분을 노출해야 하는 현실 세계에선 용감하지는 못하지만, 인터넷 공간에선 익명성에 기대 과감해진다.

실제 어나니머스가 진행한 해킹 사건들이 극 속에 중요한 사건으로 등장한다. 사이언톨로지 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한 ‘작전명 채놀로지’, 튀니지 바레인 이집트 등 독재정부의 감시망을 다운시킨 ‘작전명 튀니지’, 위키리크스의 금융 활동을 막은 비자 및 마스터카드를 공격한 ‘작전명 페이백’ 등이 대표적이다.

극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었다. 객석에 컴퓨터 책상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배우들이 객석에서 컴퓨터로 해킹을 하다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배우들의 큰 컴퓨터 책상에 가로막혀 관객의 시야가 좁아지기도 한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관람 환경이 배우와 관객의 간격을 좁히는 효과도 있다. 어느새 극에 몰입돼 함께 온라인 채팅창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6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전석 3만 원, 02-708-5001 ★★★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연극#어나니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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