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230년史, ‘가톨릭 심장’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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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9월부터 3개월간 특별展
교황청 보관 ‘황사영 백서’ 등 초기 순교-박해 유물 100여점 선보여

바티칸 박물관 야경. 동아일보DB
바티칸 박물관 야경. 동아일보DB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이 전시돼 있는 로마 바티칸 박물관에서 한국 천주교의 230년 역사를 집대성해 보여주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1일 바티칸 소식통에 따르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내년 9월부터 11월까지 한국 천주교 유물전시회가 열린다.

이 전시는 당초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2주년에 맞춰 올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올 11월까지 이어지는 ‘자비의 희년’ 관련 전시로 순연돼 내년 9월부터 3개월간 바티칸 박물관 52개 전시실 가운데 하나인 ‘브라치오 디 카를로 마뇨홀’에서 진행된다.

한국 천주교 유물이 단편적으로 바티칸 박물관에 전시된 적은 있었지만 일관된 주제 아래 한국 천주교 역사 전체를 보여주는 특별전시 형태로 바티칸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5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바티칸 박물관은 1년에 특별전시회를 많아야 두세 차례밖에 허용하지 않는 진입장벽이 높은 공간이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자생 교회로서의 특징을 지니고 있는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에 대한 교황청의 특별한 관심으로 이번 전시가 성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프랑스 가톨릭신문 라크루아와의 인터뷰에서도 2세기에 걸쳐 평신도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천주교를 받아들인 한국 교회를 높이 평가했다.

내년 전시에는 학문으로 시작된 한국 천주교 초기의 역사와 순교, 박해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이 선보인다. 교황청 문서고에 보관돼 있는 ‘황사영 백서’를 비롯해 한국 초기 천주교 역사에 있어 상징성이 큰 유물 등 100여 점이 전시 목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전시를 위해 올 4월 1일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과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추기경이 바티칸과 사전준비위원회 구성 협약을 맺었다.

지난달 말부터 바티칸을 방문해 바티칸 박물관 실무진과 전시 방향을 논의 중인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바티칸 박물관을 비롯해 바티칸 인류복음화성 문서고, 바티칸 민속박물관, 독일과 프랑스 수도원 등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한국 천주교 관련 유물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미켈란젤로#천지창조#최후의 심판#바티칸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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