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은 “서강대-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제출한 지도를 심사한 결과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받았다”고 28일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지도학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출판할 수 없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북아역사지도는 우리 민족의 강역을 시대별로 표기한 지도로 재단이 2008년부터 산학협력단에 위탁해 제작해 왔다.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11월 지도 완성본을 재단에 제출했으나 부실 판정을 받고 두 달간 수정을 거쳐 올 4월 말 다시 제출했다.
동북아재단은 독도 표시 미비, 범례와 지도상 기호의 불일치, 지도상 한반도의 위치, 고대 강역 표시 방법 등에 대해 보완을 요구했지만 4월 제출한 지도 일부에서 여전히 수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단 관계자는 “당초 한자로 된 지명을 한글로 수정했지만 여전히 글자가 겹쳐 가독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도 제작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산학협력단이 재단의 수정 요구를 대폭 수용했던 것으로 안다”며 “디자인 문제는 추후라도 수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동북아재단 관계자는 “조사 결과 산학협력단이 규정에 맞지 않게 쓴 초과 지출 등이 발견돼 산학협력단에 지급한 사업비 중 10억여 원을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환수 방침을 24일 산학협력단에 구두로 통보했다.
동북아재단은 산학협력단이 만든 지도 데이터베이스를 향후 새 역사지도를 만드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새 지도는 재단이 지리학자 등 전문가를 위촉해 자체 제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재제작 과정에서도 당초 논란의 계기가 됐던 한군현 위치 등 고대사 강역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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