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와 약속 지키려 바울 얘기 썼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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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 출간한 소설가 유현종

소설가 유현종 씨.
소설가 유현종 씨.
“최인호가 ‘형은 바울 얘기를 써 봐라’라고 해서 약속을 지켰는데….”

소설가 유현종 씨(76)가 장편 ‘사도 바울’(전 2권·시타델·사진)을 출간했다. 이방인들에게 예수의 복음을 전한 사도 바울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이다.

유 씨는 27일 전화 통화에서 “이 소설은 작가 최인호와 얘기를 나눈 게 창작 동기가 됐다”며 “후배인 최인호가 자신은 예수의 얘기를 쓰겠다고 했었다. 안타깝게도 이루지 못했지만…”이라고 돌아봤다. 개신교 장로인 유 씨는 가톨릭 신자였던 생전의 최인호와 가깝게 교류했다.

‘사도 바울’은 회심과 선교, 순교에 이르기까지 바울이 기독교를 전파하는 과정을 따라간 작품이다. 유 씨는 “바울이 시력이 나빠 고통받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에게 짐이 됐던 건 육체의 고통뿐 아니라 ‘스데반’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를 전파하던 스데반은 산헤드린 재판정에 세워지고 유대인들이 던지는 돌에 맞아 죽는다. 기독교인을 박해하던 사울이 회개하고 ‘바울’로 이름을 고치는 게 스데반의 죽음을 본 뒤다. 유 씨는 “바울은 ‘스데반’이라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다니다가 스데반처럼 죽은 것”이라고 전했다.

일곱 살 때부터 교회를 다닌 유 씨지만 막상 소설을 쓰려니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바울의 사상과 교리를 제대로 헤아려야 할 것 같은데 만만치 않더라. 관련 책을 40여 권 봤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5년 전 집필을 시작하고도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등 바울의 전도지를 직접 찾아다니느라 막상 작품에 매진한 건 최근 1년 새라고 했다.

작가는 “신학자 바울, 사도 바울, 전도자 바울보다 ‘인간 바울’의 모습이 크게 다가왔다”고 창작의 소감을 밝혔다. 최인호를 대신해 예수의 삶을 소설화할 의향은 없느냐는 질문에 “언젠가는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사도 바울#유현종#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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