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과 조각가가 만났을 때의 예술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7일 03시 00분


코스타-샤페스 ‘멀리 있는 방’展

후이 샤페스의 설치작품 ‘너의 손들’(1998년). 7점의 강철 조각을 모빌처럼 천장에 매달아놓았다. 일민미술관 제공
후이 샤페스의 설치작품 ‘너의 손들’(1998년). 7점의 강철 조각을 모빌처럼 천장에 매달아놓았다. 일민미술관 제공
포르투갈 출신의 영화감독 페드루 코스타(58)와 조각가 후이 샤페스(50)의 2인전 ‘멀리 있는 방’이 8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코스타와 샤페스는 2005년 포르투갈 포르투 세하우베스 현대미술관에서 처음 2인전을 연 뒤 일본 도쿄 하라미술관 등에서 ‘시간과 기억’을 주제로 한 협업 프로젝트를 이어 왔다. 5번째 듀오 전시인 이번 기획전에서는 영상과 조각 설치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코스타의 영상은 샤페스가 만든 철제 설치물과 조각품 사이를 관통하며 다양한 ‘시선의 필터’를 얻는다. 반대로 샤페스의 검은색 조각은 코스타의 영상을 조명으로 삼으면서 유동하는 그림자를 얻는다.

코스타는 리스본의 이민 노동자를 모델로 삼아 인간 사회와 삶의 절망적인 단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다수 제작했다. 특히 1997년 발표한 세 번째 장편영화 ‘뼈’로 프랑스 칸과 이탈리아 베니스 등 국제 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다. 2001년 프랑스 리옹 현대미술 비엔날레에서 첫 설치작품을 공개한 뒤 영화관을 벗어난 공간의 조건에 따라 영상을 변형해 제시하는 실험적 작업을 해왔다. 2009년에는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졌다.

샤페스는 100kg이 넘는 육중한 철제 조각을 공중에 매달거나 가벼운 부유물처럼 보이도록 설치하는 방식을 즐겨 쓴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무소 면회실을 연상시키는 2005년 작 ‘내가 어떻게 떠는지 보라’의 작은 홈을 통해 코스타 영상 속 인물의 독백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4000∼5000원. 02-2020-2050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페드루 코스타#후이 샤페스#멀리 있는 방#일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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