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씨의 ‘New Structure 4’(2014년). 절삭한 알루미늄 판 위에 이미지를 인쇄해 볼트로 조립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8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인전 ‘New Structure and Relief’를 여는 권오상 씨(42)는 사진 이미지를 주재료로 사용해 온 ‘조각가’다. 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한 그는 스티로폼 등 가벼운 재료로 만든 형상 표면에 사진을 덮어씌워 기묘한 평면적 입체를 만들거나, 잡지에 실린 온갖 종류의 사진을 오려내 철사에 붙여 바닥에 늘어놓은 뒤 그 군집을 다시 사진으로 촬영하는 입체적 평면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신작 17점은 ‘더 플랫(The Flat)’이라 이름 붙인 입체적 평면 작업군의 ‘뻥튀기’다. 시계, 화장품, 보석 등 소품 오브제의 작은 사진을 종류별로 한없이 끌어모아 모자이크하듯 늘어놓고 찍었던 복잡한 사진 한복판에 사람을 거닐게 하면 어떨까 하는 착안에서 시작했다.
치즈, 자동차 바퀴, 카 오디오, 열쇠고리, 브로콜리 등 연결점 없는 사물의 이미지를 잡지에서 오려낸 뒤 정해진 축척 없이 확대했다. 사람 신장을 훌쩍 넘는 크기로 키운 사진을 그 테두리에 꼭 맞도록 가공한 알루미늄 판에 프린트하거나 나무 합판에 붙였다. 육중한 그림판들을 엮어 나사로 고정해 세워 놓았다.
지난주 전시실에서 만난 권 씨는 “야외 전시공간에서 더 많은 수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는데 접합부와 재료 표면에 안전 문제가 있어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작가의 설명대로 물리적 아쉬움이 적잖이 느껴진다. 더 많은 이미지를 더 넓은 공간에서 빽빽이 늘어놓을 때 비로소,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야릇하게 오가는 혼돈의 감흥을 상상했던 대로 전할 수 있을 거다. 02-54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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