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두 여학생이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 전시장 입구로 들어선다. 서로 장난치며 까르르 웃던 여학생들은 몇 분 후 한 작품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학생들을 울게 만든 작품은 한 편의 짤막한 수필이었다. 아들이 엄마에게 휴대전화 사용법을 알려주다가 답답해서 버럭 화를 내고 방으로 돌아왔는데 얼마 후 엄마가 서툰 솜씨로 ‘아들, 사랑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다. 학생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더 가슴에 와 닿는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에 소재한 한 고등학교 학생들도 단체관람을 한 후에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확 바뀌었다. 엄마에게 화내고 상처준 것을 미안해하는 글에 눈시울이 붉어진 한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한테 정말 미안해요. 뭐가 미안하냐면, 음… 모든 게 다요.”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인솔한 교사는 “아이들도 부모를 사랑하지만 표현이 서툴 뿐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전시회를 본다면 가정에서의 갈등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에서 어머니전을 관람한 중·고교 교장 및 교사들도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전시”라며 “학생들이 어머니전을 관람한 후에 부모를 대하는 태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과 기성세대 간의 소통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부모 자식 간에도 점점 소원해지는 이 시대에, ‘우리 어머니’전은 가족 간, 세대 간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주최하고 멜기세덱출판사가 주관하는 ‘우리 어미니’전은 ‘희생·사랑·연민·회한… 아, 어머니!’라는 부제 아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글과 사진, 소품, 영상 등에 입체적인 구성으로 담아낸다. 2013년 6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시작하여 현재까지 6대 광역시와 수원, 전주, 창원, 안산, 춘천, 구미, 남양주, 청주, 고양, 천안, 순천, 평택, 부천, 성남, 포항, 군산, 목포, 강릉, 김해, 진주, 용인, 의정부, 원주, 서산 등 전국 46개 지역 하나님의 교회에서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학생, 주부, 직장인, 외국인 등 50만여 명의 관람객이 내방했으며 교육계, 언론계, 정관계 등 각계각층으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교회 세미나실, 다목적실 등을 활용하여 마련된 전시관에는 시인 문병란, 김초혜, 허형만, 박효석, 도종환, 김용택, 아동문학가 김옥림 등 기성 문인의 글과 일반 문학동호인들의 문학 작품, 멜기세덱출판사 독자들이 보내온 글과 사진, 소품 등이 전시된다. 이 밖에도 영상 문학관, 포토존 등 부대행사장이 마련돼 관람객들이 어머니를 떠올리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관은 △A zone ‘엄마’ △B zone ‘그녀’ △C zone ‘다시, 엄마’ △D zone ‘그래도 괜찮다’ △E zone ‘성경 속 어머니 이야기’라는 소주제로 총 5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된다. 각 테마관에는 시·수필·칼럼 등의 글과 사진, 어머니에 관한 애틋한 사연이 깃든 소품 등 다양한 작품이 입체적으로 조화를 이뤄 관람객들은 옛 추억을 반추하며 어머니의 끝없는 내리사랑을 가슴 가득 느끼게 된다.
물질적으로는 나날이 풍요로워지지만 갈수록 각박해지는 사회 현실에서 누구나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 상처의 치료제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다.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오롯이 담아낸 ‘우리 어머니’전은 디지털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온기와 세대 간 소통의 기회를 전해주고, 하루하루 바쁜 일상에 쫓기는 기성세대들에게는 잊혀가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일깨우며 가족애를 돈독히 할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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