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만난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수석무용수 서희(30)는 직함이 하나 새로 생겼다. 바로 ‘서희재단 대표이사’다.
그는 한국 발레 꿈나무 발굴을 위해 22∼24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발레 콩쿠르인 유스아메리카그랑프리(YAGP) 한국 예선을 유치하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이름을 딴 비영리단체인 ‘서희재단’을 설립한 이후 첫 프로젝트다.
이번 YAGP 개최는 서희재단이 모든 비용을 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선 참가자 중 일부를 장학생으로 선발해 미국, 독일, 프랑스 발레학교에서 공부할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희는 후원금 마련을 위한 행사를 여는 등 자금 유치에 앞장섰다. “발레는 오래해서 익숙하고 예상이 가능해요. 하지만 재단 운영은 ‘도와달라’는 말도 힘들었고, 세무 법률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더라고요. 다행히 도와주시는 분이 많아 가능했습니다.”
왜 하필 은퇴 뒤가 아닌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재단 설립을 했을까.
“다들 ‘발레하기도 바쁜데 왜 하냐’고 물어요. 전 정말 서른 살이 되기 전까지 제가 받은 것들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현역에 있을 때 그 일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서희재단의 얼굴은 서희 자신이다. 이 때문에 부담도 크다. “제가 ABT 수석무용수이니 모든 일이 가능한 일이었어요. 제가 제 일(발레)도 제대로 못한다면 재단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겠죠. 정말 둘 다 잘해야 해요.”
그는 앞으로 매년 YAGP 한국 예선 개최와 함께 공연 기획과 다른 예술 분야와의 협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현역 은퇴는 마흔 살 이후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 전까지 서희재단을 잘 다져놓고 싶어요. 이건 평생의 프로젝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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