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신간소개] 명문장으로 떠나는 필사여행, ‘여행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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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28일 16시 42분


“여전히 나는 떠날 기회만 있으면 혼자 떠나는 자유를 선택할 것이다. 자기 자신이라는 동행을 온전히 만날 기회가 흔치 않기에.” -<혼자> 중에서

“익숙한 모든 것들을 떠나, 낯선 곳에 와서야 나는 내가 선명하게 만져졌다. 막연히 여행을 찾아 떠난 여행. 다행이다, 나를 만났다.” -<나> 중에서

최은숙, 석양정. 여행을 좋아하는 두 여자가 만났다. 자신들이 가장 감명 깊게 읽고, 직접 따라 써 보고 싶은 문장들을 골라서 한 권의 책《여행을 쓰다》를 펴냈다. 국내외 75명의 작가들이 쓴 여행 관련 글 가운데에서 주옥같은 문장 117개를 엄선해서 수록한 책이다. 대문호인 헤르만 헤세, 마르셀 프루스트, 알베르 카뮈뿐만 아니라 여행 문학의 거장인 폴 서루, 베르나르 지로도, 무라카미 하루키 등의 다양한 명문장을 음미해 볼 수 있다. T. S. 엘리엇, 박노해, 김경미 등 여행을 사랑한 시인들의 울림 있는 시구와 김광석, 이적, 루시드 폴 등의 가수들이 직접 쓴 여행에 관한 아름다운 노랫말도 담았다.

책 왼쪽 페이지에는 작가들의 원문을, 오른쪽에는 손수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 책 중간 중간의 여백과 ‘여행 노트’ 에는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거나 그림을 그려 넣어도 좋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여느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나 장소만 골라서 읽어도 감동과 울림은 줄어들지 않는다.

다비드 르 브르통과 함께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파스칼 메르시어와 더불어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는가 하면, 후지와라 신야와 함께 ‘인도 방랑’에 빠지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화영과 ‘알제리 기행’을 떠나기도 하고, 요조와 ‘안식 없는 평안’을 노래하는 즐거움도 만끽한다. 알랭 드 보통으로부터 ‘여행의 기술’을,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로부터 ‘내 방 여행하는 법’을, 후칭팡으로부터 ‘21세기 여행 사랑법’을 배우기도 한다. 밥장과 ‘떠나는 이유’를 생각하며, 카트린 지타의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를 듣는다. 각양각색의 여행하는 재미가 이 한권의 책 속에 가득하다.

두 저자의 주제별 ‘여는 글’ 20개의 가이드를 따라 미지의 여행을 떠나보자.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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