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불량배 형에게 걸렸습니다. 친구 명수와 함께 말입니다. 억지로 담배를 피우라 합니다. 거부하니 차돌 같은 주먹을 날립니다. 눈물이 핑 돕니다. 복수를 꿈꿉니다. 하지만 그는 중학생, 나는 5학년! 또 맞을까봐 무섭습니다.
복수를 생각하게 하는 또 다른 인물은 몽디 선생님입니다. 평소 아이들을 몽둥이로 잘 때려서 ‘몽디’라는 별명을 가진 6학년 선생님이지요. 명수와 함께 그 선생님 자전거를 만졌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따르릉’ 하는 자전거 자명종을 울려봤습니다. 신기했거든요. 결과는 물푸레 몽둥이로 맞은 종아리와 엉덩이. 그게 그렇게 맞을 일이었나요? 대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선생님, 나는 학생! 더 맞을까봐 무섭습니다.
5학년 아이 진태의 눈에 비친 세상은 부당함투성이입니다. 그저 당하는 자신이 초라합니다. 같이 당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작은 위로가 되지만 한편으론 더 초라해집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랍니다. 생각과 힘이 생기면서 나름의 복수를 꿈꾸지요. 그런데 진태의 복수와 명수의 복수는 다른 모습입니다.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내 방법으로 하면 속이 시원해질 텐데, 명수는 왜 저러는 거지?
‘복수’라는 말이 가진 무게에 비해 이야기는 따스합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걸 모두 함께 지켜봅니다. 그림 작가도 그런 분위기를 읽었나봅니다. 마지막 페이지 그림 속 강아지 눈에 마음을 실었네요. ‘난 너희들이 한 일을 다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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