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없습니다. 수영이 그림, 효빈이 그림, 호연이 그림처럼 그림을 그린 사람 각자의 개성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을 뿐이죠. 그림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 전에 아이 그림을 우선 칭찬해 보세요. 그리고 찬찬히 뜯어보면 그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지금 아이의 마음, 하고 싶은 말들이 숨어 있습니다. 찌그러진 고구마와 뭉개진 크레파스 하나도 놓칠 수 없지요. 네모난 해가 초록색이기도 하고 바다는 붉게 색칠해도 상관없어요. 칭찬하고 대화하고 좀 더 관찰하도록 격려하면 그림에 붙은 자신감이 창의력으로 폭발하게 됩니다.
자유롭고 세련된 드로잉으로 주목받고 있는 저자가 말하는 바도 그것입니다. 역시 오브제와 콜라주 위에 색연필 드로잉과 수채까지 재료에 경계를 두지 않고 그렸어요. 현실에서 출발하되 상상하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자유롭게 자신만의 세상을 그려 나가 보라고 하네요. 아침에 나를 깨우는 알람시계가 엄청나게 큰 코끼리 밥 쏟아지는 소리, 꼬리가 타들어가는 침팬지의 비명소리면 어떤가요? 나뭇가지에 걸린 줄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게 만든 우리 집은 계단은 없고 미끄럼틀만 있어도 좋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화면을 꽉 채워 그려볼 수도 있어요.
지금 바로 내 옆에 있는 것에서 출발해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더해서 그리다 보면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세상을 그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읽기 전에 스케치북과 그릴 도구들을 준비해 두세요. 이 책을 다 읽으면 누구라도 당장 무엇이든 그리고 싶어질 거예요.(예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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