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로 상변 흑의 눈 모양을 없앤 것은 여기서 바둑을 마무리 짓자는 강수. 김기백 6단은 이미 이곳 변화에 대한 수읽기를 마친 눈치다.
흑 65가 유일한 탈출로. 이때 백은 단수된 한 점을 이을 수는 없다. 축으로 걸려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흑 65를 본 김 6단은 드디어 아까부터 노려 오던 것이 성사됐음을 느꼈다. 백 66이 그 첫 단추.
이젠 축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흑은 67로 한 점을 때려낼 수밖에 없다.
김 6단은 곧바로 백 68을 힘차게 찍어 눌렀다. 백 ○ 때 봐뒀던 수.
흑 69 때 백 70으로 돌려 치는 수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아직 고수는 아니다. 이때 돌을 던져도 이상하지 않은데 흑은 71, 73으로 꾸역꾸역 수순을 이어간다. 백 74 때 흑 75를 둔 직후에야 크레이머 6단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돌을 거뒀다. 축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 보통 상대가 돌을 놓기 전 패배를 선언하는 건 드문데 국후 ‘축도 모르냐’는 핀잔을 듣기 전에 돌을 거둔 듯하다. 계속 둔다면 참고도처럼 진행된다. 이로써 김 6단은 8라운드에서 승리하며 7승 1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73=68.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