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백 68, 엉뚱한 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8일 03시 00분


○ 박정환 9단 ● 조한승 9단
59기 도전 3국 7보(63∼68)

초반부터 흑 진에 심어둔 백의 특공대가 ○로 기어나가며 살자고 했을 때, 흑 63이 올바른 방향. 귀보다 변이 더 넓기 때문에 변을 지키는 게 맞다.

백 64가 유일한 활로. 여기서 흑은 당장 백을 잡기 어렵다고 보고 손을 뺐다.

만약 흑이 잡으려고 하면 참고도 흑 1을 둬야 한다. 이때 다른 수는 모두 백이 잡히는데 백 2가 유일한 활로. 보면 볼수록 멋진 수다. 흑 3으로 붙여 봐도 백 10까지 알뜰하게 살아간다. 물론 흑 5 대신 ‘가’로 젖히면 패가 나긴 한다. 하지만 아직 초반이라 큰 곳이 많기 때문에 우상 패를 당장 결행해 이긴다고 해도 원하는 만큼의 이득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이상 손대지 않고 아까부터 두고 싶었던 곳, 흑 65로 밀고 간다. 흑은 당연히 백이 67의 곳으로 늘어둘 줄 알았는데 66으로 강력하게 젖혀가자 깜짝 놀란다. “백 66은 무리 아닌가”라는 표정으로 조한승 9단은 67로 끊어간다. 백 A로 몰아도 흑 67이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 흑의 자랑거리다. 혹시 백이 걸려든 게 아닐까 의구심을 품고 있을 때 박정환 9단은 엉뚱하게 백 68로 끊어 간다.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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