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사진)은 아이폰과 아이튠스로 유명한 애플이 지난해 6월 개시한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듣기) 서비스다. 미국 등 해외에만 서비스되다 5일 한국에 상륙했다. 애플뮤직 한국판은 월간 이용요금이 7.99달러(약 8800원)로 해외보다 2달러 싼 데다 멜론, 지니 같은 국내 음원 서비스의 3배에 이르는 3000만 곡의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하지만 14일간 사용해본 애플뮤직 한국판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국내 음원 서비스와 비교해도 그랬고, 지난 1년간 써본 애플뮤직 미국판에 비하면 더 그랬다. 애플뮤직 미국판의 최대 장점은 해외 최신 음원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3000만 곡 서비스’는 한국판에서는 허수(虛數)였다. 일부 최신 해외 앨범 업데이트는 국내 서비스에 비해서도 늦었다. 예를 들면 올해 3월, 7월에 나온 언더월드, 제프 벡의 신보는 국내 서비스에는 있지만 오히려 애플뮤직 한국판에는 아직도 없다.
성인이어도 ‘19금 음원’을 들을 수 없는 점도 눈에 띈다. 이를테면 에미넘의 정규앨범 8장 중 7장은 국내 서비스의 경우 성인인증을 거치면 온전히 들을 수 있지만 애플뮤직 한국판에서는 성인 여부에 상관없이 딱 2장, 그것도 여러 곡 빠진 상태로 들을 수 있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사운드트랙 앨범의 경우 국내 음원서비스에는 11곡이, 애플뮤직 한국판에는 4곡이 서비스된다.
애플뮤직이 한국 서비스에서 19금 음원을 원천 제거한 것은 한미 양국의 음악 심의규정 차이 탓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애플뮤직 한국판의 음원 수는 미국판의 3000만 곡에 턱없이 못 미칠 수밖에 없다. ‘추천 음악’ 서비스도 정교하지 못하다. 카에타누 벨로주의 앨범 몇 개를 들은 다음 날 ‘추천 음악’ 목록에 ‘새해 첫날의 디톡스 음악’이 떴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깔끔한 디자인과 호환성, 일부 국내에 없는 음원 서비스에는 만족할 만하다. 석 달간의 무료 이용기간 동안 국내 서비스들과 비교해본 뒤 유료결제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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