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1966년 창단된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은 한국 실내악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서울 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 발족. 29일 창단 기념 공연. 동양 최초의 여류 합주.’
동아일보 1966년 6월 28일자 기사 제목이다. 당시 ‘서울 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창단 50주년을 맞아 기념 연주회를 갖는다. 이름은 1984년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로 바뀌었다.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은 9월 24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최승한의 지휘로 그리그의 ‘홀베르의 시대로부터 모음곡’과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C장조’, 차이콥스키의 ‘현악 세레나데’를 연주한다. 또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관현악곡 ‘새봄’을 실내악곡으로 편곡한 ‘봄이 오는 소리’를 김선옥의 장구, 이수진의 가야금과 협연해 초연한다.
‘서울 여성 스트링 오케스트라’는 한글날 노래 등을 작곡한 고 박태현(1907∼1993)의 주도 아래 서울대 연세대 숙명여대 경희대의 현악부 여학생과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활동하는 여성 31명으로 창단됐다. 당시 명동 국립극장에서 열린 창단 기념 공연에서는 헨델의 ‘합주협주곡 D단조’, 텔레만의 ‘호른 모음곡’, 비발디의 ‘합주협주곡’을 연주했고, 나운영이 작곡한 ‘현악합주를 위한 조곡’을 초연했다. 실내악이 드물던 당시에 여성 전문 실내악단의 출현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 이름을 바꾼 서울 아카데미 앙상블을 이끌고 있는 손명자 단장은 50년 전 바이올리니스트로 참여한 유일한 창단 멤버다. 현재 악장인 양승희 추계예술대 교수 등 여성 단원 22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대만, 홍콩, 스페인, 오스트리아 초청 연주회, 중국 광둥 국제예술제 초청 연주회, 미국 순회 연주 등 그동안 300회가 넘는 연주회를 가졌다. 손 단장은 “현악기 자체가 여성스러운 악기여서 우리 악단은 여성들만의 독특한 섬세함과 오랜 시간 다져진 호흡이 장점”이라며 “곡에 따라 남성 연주자들이 객원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5만∼10만 원. 02-54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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