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는 단연 기욤 뮈소(41)다. 그는 르피가로지가 선정하는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가’ 순위에서 2011년부터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은 ‘그녀와 그’로 2위를 차지한 ‘로맨스의 연금술사’ 마르크 레비. 그런데 1, 2위보다 더 주목받는 3위가 있다.
2013년 8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뒤 2014년 5위, 지난해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미셸 뷔시(51)다. 지난해 뷔시의 책은 102만 부가 팔렸다. 올해는 더 뜨겁다. 프랑스의 대표 서점인 프나크를 가 보면 10위 안에 그의 책이 3권이나 포함돼 있다.
그는 전문 작가가 아니다. 본업은 프랑스 북부 루앙대의 지리학과 교수다. 낮에는 학생을 가르치고 밤에 책을 쓰는데 거의 매년 책 한 권을 뚝딱 내놓는다. 그가 쓰는 주 장르는 지극히 대중적인 스릴러물이다. 그는 문단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그저 북부 지역의 한 소설가였다. 그러다 10년 전인 2006년 첫 소설을 쓴 뒤 2012년 ‘그림자 소녀’(원제 Un avion sans elle·그녀 없는 비행기)가 대히트를 치고 25개국에 출판된 뒤 내놓는 책마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각종 상도 휩쓸었다. 엘르지가 “사실 묘사에서는 작가 중 최고봉”이라고 극찬할 만큼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 대한 묘사가 너무 매력적이다. ‘검은 수련’ ‘내 손 놓지 마’ 등에서 등장한 곳은 유명한 여행 장소가 될 정도다.
지금 프랑스에서 제일 잘 팔리는 그의 책은 지난해 발표한 ‘엄마가 틀렸어’(사진)다. 그의 실제 주 활동무대인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물이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생후 만 3년 6개월인 말론이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한다. “저의 엄마는 진짜 엄마가 아니래요. 구티가 매일 밤 저에게 말해줘요.” 구티는 그가 늘 안고 다니는 담요다. 이 아이는 이야기를 꾸며내는 걸까, 아니면 어떤 도움을 요청하는 걸까. 심리학자인 바질 드라곤만이 아이의 말을 믿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모든 게 뒤바뀐다. 아이의 짧은 기억에 의존해 진실을 밝혀야 하는 숨 가쁜 상황, 우리의 기억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말론이 누군지를 찾아가는 퍼즐이 특유의 빠른 전개로 숨 가쁘게 진행된다.
이 책은 지난해에 출간됐지만 올해 5월 포켓판으로 재출간된 뒤 다시 무서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랑스 특유 문화인 5주간의 바캉스 기간 동안 갖고 다니기 편한 포켓판의 위력은 대단했다. 21.5유로(약 2만6800원)에서 7.8유로(약 9750원)로 낮아진 책값은 서점의 문턱을 낮췄다. 뷔시가 올해 5월 동시에 발간한 ‘시간은 암살자다(Le temps est assassin)’도 인기다. 뮈소와 뷔시는 매년 작품을 쏟아내면서도 작품의 질을 보장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물이 오른 그들, 뭐든 때가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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