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선물’ 그리스의 상차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8일 03시 00분


건강식 각광 받는 ‘그릭 푸드’ 현지에서 맛보니…

▲ 그리스 음식은 그리스의 바람과 햇살을 닮았다. 올리브 오일 말고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 재료의 맛이 그대로 입안에 씹힌다. 특히 그릭샐러드는 슴슴하고 담백한 맛으로 평양냉면을 떠올리게 한다. 아테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그리스 음식은 그리스의 바람과 햇살을 닮았다. 올리브 오일 말고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 재료의 맛이 그대로 입안에 씹힌다. 특히 그릭샐러드는 슴슴하고 담백한 맛으로 평양냉면을 떠올리게 한다. 아테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그릭샐러드와 페타치즈는 드셔야 합니다.” 그리스 아테네의 유명 레스토랑 ‘아티타모스’의 주인인 키로스 씨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그릭샐러드와 페타치즈를 가리키며 “한국의 김치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인들의 식탁에서는 단 한 끼도 빼놓지 않고 나오는 것으로 건강을 위해 무조건 먹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야채, 빵, 고기 등 어느 음식과도 궁합이 맞는 페타치즈.
▲ 야채, 빵, 고기 등 어느 음식과도 궁합이 맞는 페타치즈.
그리스 음식은 최근 이탈리아 음식처럼 건강식으로 인정받아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덕분에 육류와 해산물, 야채가 많이 쓰인다. 특히 ‘신이 내린 선물’인 올리브를 비롯해 깊고 그윽한 풍미를 내는 마늘, 요구르트가 양념으로 가미된다. 복잡한 조리과정 없이 간단한 양념만으로 조리해 재료의 맛과 향취가 살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릭샐러드는 키로스 씨 말대로 그리스 어느 식당에 가든 식탁 위에 올랐다. ‘시골 샐러드’라는 뜻의 그리스어 ‘호리아티키’로 불리는 그릭샐러드는 먹기 좋게 썬 토마토와 오이, 파프리카, 양파에 올리브 오일와 발사믹 식초, 오레가노를 뿌려서 나온다. 강한 맛에 길들여진 한국인은 처음엔 다소 싱겁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먹을수록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릭샐러드가 김치라면 양젖이나 염소젖으로 만든 뒤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킨 페타치즈는 깍두기와 위상이 비슷하다. 페타치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된 치즈 중 하나로 미국에서는 ‘그릭치즈’라고도 부른다. 페타치즈에 올리브 오일과 오레가노를 뿌려서 먹는다. 두부처럼 희멀건 색깔에 딱딱하다. 맛은 시큼하면서 짜다. 빵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 아테네 시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 아테네 시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요구르트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스인들은 양, 염소젖으로 만든 요구르트를 샐러드에 뿌리거나 빵에 발라 먹는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그리스 요구르트보다 더 시큼하다. 이 때문에 요구르트에다 꿀을 섞어 아침에 먹기도 한다.

요구르트로 만든 ‘자지키’는 우리의 된장처럼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국민 소스’다. 요구르트에 마늘, 오이 등을 갈아 넣고 올리브 오일을 넣어 섞어 먹는다. 느끼한 고기를 먹을 때 ‘자지키’를 곁들여 먹으면 좋다. 마늘이 들어가서인지 한국인 입맛에 딱 맞다. 아테네에 사는 알레카 파누시스 씨는 “자지키의 조리 방법은 각 지역, 가정마다 다르다. 자지키만 맛봐도 음식 솜씨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도마데스 예미스타’.
▲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도마데스 예미스타’.
잎에 싸여 쌈밥 같은 모습을 한 ‘돌마다키’는 겉모습을 보면 연잎밥 같은 느낌이다. 다진 고기나 생선, 잘게 썬 채소, 밥을 섞어 포도잎이나 양배추잎에 싸서 찐 요리다. 차게 먹기도 하는데 촉촉하게 씹히는 질감에 포도잎의 쌉싸래한 풍미가 좋다. ‘도마데스 예미스타’는 호박, 가지, 토마토, 파프리카 등 채소의 속을 파낸 후 올리브 오일과 함께 양파, 마늘 등으로 양념한 쌀을 채워 넣고 오븐에 구워 먹는 요리다. 케첩 뿌린 오므라이스를 야채와 함께 먹는 느낌이다.

아테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그리스 음식#건강식#호리아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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