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렇겠지만 지금보다 나아진 나의 모습을 향한 동경이 누구보다 강한 나에게는 책읽기가 최고의 놀이일 것이다. 장석주의 ‘마흔의 서재’는 나이 마흔이 될 즈음에 가져야 할 지적인 공간으로 자신만의 서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쓸 때 그는 어느 시골 호숫가에 마련한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 그리고 삽살개와 함께 산책하며 지냈다. 3만여 권의 도서를 소장한 자신만의 서재를 가지고 있으며, 매년 1000여 권의 책을 산다는 그는 독서를 통해 스스로 지적 생산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독서를 장려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마흔에 이르렀을 때 가졌으면 하는 경험과 생각을 공유한다. 저자가 읽었던 책의 인상적인 문장을 소개해주고, 그의 생각과 함께 설명해주는 형식인데 짧은 호흡으로 이어져 있어서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아흔 가까운 나이에 “삶은 계속되고 아직 꿈꿀 시간은 많다.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내 나이 마흔이 되고 이태가 지나는 요즘, 꿈이 아닌 후회가 있다. 늙음이란, 나이와 상관없이 후회가 꿈의 자리를 대신할 때 생기는 것이리라. 그래서 꿈꾸는 자의 이름은 소년이라 했던가.
저자가 일본 철학자 미키 기요시의 저서를 소개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미키는 ‘어느 철학자가 보낸 편지’에서 “여행의 즐거움은 낯익은 것을 새롭게 보기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공자는 나이 마흔에 불혹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하는데 지금의 우리는 나이 마흔이라도 소년 소녀에 불과하다. 저자는 그 이유로 ‘흔들리지 않는 지혜의 부족’이 원인이며 지혜를 채우기 위해서는 독서와 그를 통한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 마흔에도 자기 자신과 가족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도처에 활보하는데, 이 또한 독서만이 해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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