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감정이다. 내가 작품을 통해 좇는 것은 당연히 인간 감정의 근원이다. 자연적 요소를 작품에 끌어들이는 것도 그 근원을 탐색하기 위해서다.”
덴마크 설치작가 올라푸르 엘리아손(49·사진)의 대규모 개인전 ‘세상의 모든 가능성(The parliament of possibilities)’이 내년 2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다. 27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다른 어떤 공간보다 인공적으로 구성된 미술관이라는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 관람객 각자의 감정을 느끼고 확인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엘리아손은 물 바람 무지개 이끼 돌 등의 자연 요소, 기계 장치로 형성한 ‘유사자연 현상’, 빛과 거울을 활용한 착시 효과를 끌어들인 작품으로 다양한 시각적 실험을 선보여 현대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공학기술자와 협력해 개발한 친환경 에너지 생성 장치를 문명이 낙후된 지역에 공급하는 사회참여 활동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이슬란드에 서식하는 ‘순록 이끼’를 설치한 ‘이끼 벽’(1994년), 중력을 거스르듯 만들어진 인공 폭포를 통해 자연과 문명의 대립을 암시하는 ‘뒤집힌 폭포’(1998년), 마름모꼴 스테인리스 강판의 다면 반사를 만화경처럼 이어낸 ‘자아가 사라지는 벽’(2015년) 등 199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의 대표작을 포함한 작품 22점을 만날 수 있다.
신작 ‘무지개 집합’은 어두운 공간 속 둥근 물안개 장막에 스포트라이트 여러 개를 비춰 무지개를 띄워낸 작품이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무지개의 강약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엘리아손은 “감정은 예술 작품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과 작품이 만나는 순간 발생하는 것”이라며 “관람객은 내 작품을 완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8000∼1만4000원.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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