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인 남편을 둔 덕에 평소 다양한 전시와 갤러리 탐방을 즐기던 에디터의 눈에 그야말로 황홀한 예술 풍경을 간직한 곳이 포착됐다.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에 자리한 ‘구하우스’가 그 주인공. 예술과 디자인이 주는 즐거움을 생활공간 속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집’을 콘셉트로 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으로, 예술 애호가인 디자인 포커스 구정순 대표가 30년간 수집한 회화와 조각, 사진, 영상, 디자인 작품 3백여 점이 갤러리 곳곳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10개의 전시실은 리빙룸, 베드룸, 패밀리룸, 라이브러리 등으로 이름 붙여 마치 누군가의 집에 들른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초대받은 듯한 기분으로 공간에 들어서서 작품을 감상하면 예술은 접근하기 어려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친근한 일상이 된다. 포스트모던 키치의 왕으로 불리는 제프 쿤스, 프랑스 건축가이자 금속 가구의 명인 장 프루베, 팝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과 로버트 인디애나, 가구의 예술가로 불리는 조지 나카시마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작품이 우리 삶과 함께하며 바로 옆에서 친근하게 숨 쉬고 있다.
2014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건축가 조민석이 설계한 미술관은 조용하고 튀지 않으면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편안하게 감싸 안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벽면을 감싸는 픽셀레이션 방식으로 쌓은 회색 벽돌은 빛의 방향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 독특한 재미를 준다.
구 대표는 구하우스를 통해 ‘Living with Art’가 실현되길 희망한다. 처음에 청소년 미술관을 열려고도 했던 그는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찾아와 다양하고 창조적인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간혹 놀이동산에 온 듯 어수선하게 관람하는 방문객들이 있는데, 차분하게 작품을 감상한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일상이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한다. 주소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무내미길 49-12 문의 031-774-7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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