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유연한 포석이다. 백 22의 들여다보는 수에 흑 23으로 반발하는 건 가볍고 발 빠르게 두는 현대 바둑의 특성을 반영한 수. 그냥 잇는 것은 무겁다는 뜻이다.
흑 25도 마찬가지 의미. 과거에는 참고 1도 흑 1로 받는 것이 정석으로 여겨졌다. 실전처럼 26으로 뻗게 해 주는 것은 손해라고 여겼기 때문. 참고 1도면 흑 17까지 대형 정석이 나타난다. 하지만 백이 통통한 실리를 확보한 데다 흑으로선 백 12, 14가 언제든지 준동 가능한 눈엣가시다. 여기에 선수마저 놓쳐 백 18을 당하면 흑이 한 일이 없다.
흑 25는 선수를 잡는다는 의미도 크다. 흑 27로 우상 백 한 점을 공략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백 28을 손 빼고 다른 큰 곳에 둘 수 있지만 이세돌 9단에게 그런 식의 타협은 없다. 바로 움직여 한판 붙자고 한다. 흑 29 다음 수가 갈림길. 백 두 점이 탈출하려면 참고 2도 백 1로 둬야 하는데 흑 2가 급소. 이 9단이라면 이렇게 둘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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