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몽’에서 ‘검은 바람’까지… 영화 299편과 함께 꿈같은 열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3일 03시 00분


부산국제영화제 6일 개막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인 장률 감독의 ‘춘몽’(위쪽 사진)과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 ‘춘몽’에는 양익준, 윤종빈 등 영화감독들이 배우로 활약하고, 배우 김의성, 신민아, 조달환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검
은 바람’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명 배우이자 작가인 하산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인 장률 감독의 ‘춘몽’(위쪽 사진)과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 ‘춘몽’에는 양익준, 윤종빈 등 영화감독들이 배우로 활약하고, 배우 김의성, 신민아, 조달환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검 은 바람’은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명 배우이자 작가인 하산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영화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제가 열리기까지 우여곡절 많은 2년이었다.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둘러싼 부산시와 영화제 측의 갈등으로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다행히 올해 7월, 민간 이사회 체제로 거듭나며 갈등은 일단락됐고 예정대로 관객들을 만난다.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10일간 69개국에서 출품된 299편이 상영된다. 지난해 75개국 304편의 영화가 초청된 것과 비교해 초청 국가와 작품 편수는 다소 줄었다.

○ 춘몽과 검은 바람

 올해 개막작으로는 5년 만에 한국 영화가 선정됐다. 작은 술집을 운영하며 전신마비 아버지를 돌보는 젊은 여자와 주변의 세 남자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린 장률 감독의 ‘춘몽’이다.

 김지석 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다이빙벨’ 사태로 부산시와 어려움을 겪고 나서 한국영화를 개막작으로 초청하는 것이 의미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장 감독은 데뷔작부터 워낙 주목을 받았던 작가라 개막작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단편 ‘11세’(2000년)를 만들면서 영화계에 들어선 뒤 200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경계’를 연출하며 주목받았다.

 폐막작은 세계 영화계에서 변방에 가까운 이라크 영화다.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은 지고지순한 사랑과 전통적인 가치관, 종교관 사이의 갈등과 충돌을 냉철한 시선으로 다뤘다. 이슬람국가(IS)로부터 큰 피해를 입은 야지디족을 다룬 영화라 감독 입장에선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이번 상영을 기회로 이라크 영화가 부흥하길 바란다는 게 감독과 영화제 측의 설명이다.

○ 개봉 전, 먼저 만나는 영화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거나 자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처음 공개되는 영화는 총 123편에 달한다.

 특히 카말 타브리지 감독의 ‘순례길에서 생긴 일’은 자국 이란에서 8년간 상영이 금지됐다가 올봄 상영 허가를 받았다. 정부에서 공을 인정받아 이슬람 최고의 성지 메카로 포상휴가를 떠난 관료의 이야기를 다뤘다. 상사와 함께 여행지를 흥미 없이 둘러보던 사파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성지 순례의 의미를 담았다.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팬이 있는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 주연의 ‘오버 더 펜스’는 일본 외의 국가에선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 밖에도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미국 인디 영화계의 선구자 짐 자무시 감독의 ‘패터슨’ 등 올해 주목받았던 비(非)아시아권 작품들도 국내 개봉 전에 미리 만나볼 수 있다.

○ 빛나는 별들

 올해도 많은 배우와 감독이 영화제를 찾는다. 10일에는 대만의 허우샤오셴과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국 이창동 감독이 특별대담에 참석해 아시아 영화의 연대를 논한다.

 일본 배우로는 오다기리 조와 와타나베 겐, 영화 ‘곡성’으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구니무라 준 등이 참석한다. 저패니메이션의 떠오르는 별 신카이 마코토 감독 역시 일본에서 500만 관객을 모은 ‘너의 이름은’을 들고 영화제를 찾는다. 할리우드에선 2014년 화제작 ‘위플래시’의 주인공 마일스 텔러, ‘다크 나이트’(2008년)에서 하비 던트 역을 맡으며 국내외 팬들을 사로잡은 에런 엑하트도 참석해 영화제를 빛낸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춘몽#검은 바람#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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