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로 우상 백을 우변 백과 연결하는 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백은 공배만 두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세돌 9단은 백 44의 버팀 수를 들고 나온다. 깔끔하게 연결하기 위해 백 A로 두면 흑도 여유가 생긴다.
백 44 때 흑도 당장 A의 패를 결행할 순 없다. 팻감이 부족하기 때문. 그래서 흑 45로 귀를 지키고 백 46(◎의 곳)으로 따내 보강할 때 흑 47로 상변을 지키는 것이 실용적이다. 백 48은 우변 뒷맛을 말끔히 해소한 수. 발이 느려 보이지만 이곳에 골칫거리를 놔두고는 앞으로 행마가 편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백이 엷음을 해소하려고 두텁게 두는 사이 흑은 47, 49로 반면의 큰 자리를 차지하며 저만치 앞서 나간다. 백 50, 52의 끝내기는 어차피 흑 귀에 뒷맛이 없기 때문에 서둘러 해치운 것. 당연한 백의 권리라고 방치하다가 역으로 흑에 빼앗길 수도 있다.
이 9단은 백 54의 깊숙한 침입으로 시동을 건다. 자신 있는 수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도하기 힘든 게릴라전이다. 참고도 흑 1로 공격하는 건 신통치 않다. 백 2∼6의 간단한 탈출로가 마련돼 있다. 날랜 기동력을 갖춘 백 한 점을 흑은 어떻게 공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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