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의 모자씌움에 대해 흑 A로 나가고 싶지는 않다. 보통 밭전자 모양의 급소라고 하는 곳이지만 어딘지 백의 공격에 엮일 것 같은 느낌이다.
조한승 9단은 흑 79로 안으로 파고들며 백의 엷은 곳을 추궁한다. 백도 일단 귀를 살려놓아야 공격할 힘이 생기므로 백 80으로 귀 흑 한 점을 잡아놓는다. 실리로도 크다.
흑 81은 살기 전에 이득을 보겠다는 뜻인데 백 82가 간만에 나온 이세돌 9단의 호수. 백 82를 버림돌로 해서 백 공격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어 백 86도 좋은 맥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마치 잘 드리블하고 가던 공을 어이없이 놓치는 듯한 수. 잘못된 고정관념의 산물이었다.
이 9단은 여기서 흑이 89의 곳을 잇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전처럼 흑 87을 두면 백 88로 두 점 단수를 선수로 당하는 수가 아프다. 실리로 2, 3집 손해이기 때문. 그러나 흑 대마의 안위를 놓고 주도권을 서로 잡으려는 현 상황에서 이 정도 손해는 아무것도 아니다. 손해수인 흑 87이 백을 끊는 강수가 되면서 백의 울타리가 무너졌다. 백이 참고도처럼 뒀으면 백 돌은 다 연결되면서 흑을 더 세차게 공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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