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공학자인 삼촌에게서 선물을 받았습니다. 인간과 모습이 똑같은 로봇입니다. 뭐, 이런 이야기는 동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입니다.
로봇은 동화에서 사용하기 좋은 재료입니다. 놀라운 능력은 기본이고, 입력된 대로 행동하고 어눌한 말투가 주는 즐거움은 옵션입니다. 게다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옆을 지킨다는 든든함은 동화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앤디가 그런 로봇입니다. 앤디와 주인공 이루는 학교도 함께 다니는 단짝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 전학을 옵니다. 이름이 태오라는데 유치원 때 친했던 도윤이라는 친구와 너무도 닮았습니다. 하지만 아닐 겁니다. 거인그룹 회장의 손자라고 으스대며 친구들을 괴롭히는 녀석이 도윤이일 리 없습니다.
앤디가 로봇인 것을 태오가 알아차렸습니다. 거인그룹의 힘을 빌려 앤디를 탐하더니, 결국 앤디는 태오에게 보내집니다. 앤디가 가진 이루와의 기억은 모두 지워질 상황입니다. 로봇이니까요.
작가는 역설적이게도 로봇이라는 기계를 통해 ‘기억’이 인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앤디는 태오의 기억을 살리는 일을 하고 고장이 납니다. 태오는 도윤이로 돌아왔지만 앤디는 죽었습니다. 아니, 사라졌습니다. 삼촌은 똑같은 모습으로 앤디를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하지만 이루는 거절합니다. 겉모습이 같다고 해서 내가 아는 그 ‘앤디’가 아니니까요.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