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납득할 수 없는 패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8일 03시 00분


○ 이세돌 9단 ● 조한승 9단
57기 도전 4국 14 보(173∼199)

 
흑 73, 75는 백에게 매우 얄미운 수. 한 집이 귀한 시점에서 백 76으로 물러나서 받을 수밖에 없다. 한 집을 벌겠다며 참고 1도 백 1로 꽉 틀어막는 것은 백 9까지 선수로 끝내기를 당한다.

 실전과 비교하면 똑같은 모양인데 참고 1도 백 1이 공배에 놓여 있는 꼴이다.

 흑 77부터 본격적인 잔끝내기로 돌입했다. 백 80은 최대한 버티는 수. 참고 2도 흑 1로 두기 바라는 것이다. 백 6까지 흑은 전혀 득이 없는 모습. 오히려 백의 모양이 깔끔해졌다. 그렇다고 형세 역전은 아니지만 프로들은 본능적으로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 흑 81로 백 82를 강요한 뒤 두고 싶은 끝내기인 흑 83을 두었다. 흑의 마무리에 빈틈이 없다. 흑 99 치중으로 그나마 중앙에서 백 집을 ‘0’으로 만들면서 집 차이가 확정됐다. 이세돌 9단은 이후 261수까지 수순을 이어갔지만 3집 반 차이는 부동이었다. 그에겐 납득할 수 없는 패배였기 때문이리라.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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