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 날개를]환하고 넓어진 ‘새싹 도서관’… 동네 사랑방으로 거듭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3시 00분


부천 원종사회복지관 리모델링

21일 경기 부천시 원종종합사회복지관에 새롭게 단장해서 개관한 ‘고맙습니다 꿈꾸는새싹 작은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구연동화에 귀 기울이고 있다. 부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1일 경기 부천시 원종종합사회복지관에 새롭게 단장해서 개관한 ‘고맙습니다 꿈꾸는새싹 작은도서관’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구연동화에 귀 기울이고 있다. 부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책장 사이) 통로가 넓어졌어요. 책상도 새로 생겼네요!”

 초등학교 2학년 강하준 군이 21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종합사회복지관에 리모델링해 문을 연 ‘고맙습니다 꿈꾸는새싹 작은도서관’을 둘러보며 말했다. 4세 때부터 매일 도서관에 왔다는 강 군은 이날만 8권 넘게 책을 보고 있었다.

 2002년 문을 연 이 도서관은 아이와 엄마가 편하게 이용하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오랜 시간 책을 보면서 노는 아이들이 많아 놀이방 역할도 한다. 방문자는 평일은 하루 평균 50여 명, 주말이나 방학은 70여 명이다.

 맞벌이 가정이 많은 이 지역은 교육열이 높지만 문화 시설은 많지 않아 주민들은 도서관을 중심으로 모여 갈증을 풀고 있다. 각종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축제나 문화 모임을 열고 있다. 하지만 도서관은 시설이 낡고 조명이 어두운 데다 서가 사이가 비좁아 개선이 필요했다.

 본보와 함께 ‘작은 도서관에 날개를’ 캠페인을 펼치는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은 새 컴퓨터 2대와 원목 책장과 책상, 의자 등을 들여놓고 조명도 더 밝게 바꿨다. 면적도 128m²(약 39평)에서 140m²(약 42평)로 약간 늘었다.

 10년 넘게 도서관을 다닌 김희정 씨(42·여)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은 여기서 자란 셈인데, 환하고 넓어져서 좋다. 컴퓨터가 오래돼 검색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이제 자료 찾기도 수월하겠다”며 반겼다.

 도서관에서는 발표회, 무용, 바이올린 연주 등 행사도 종종 열린다. 이미희 씨(47·여)는 “예쁘고 깨끗해진 데다 서가와 책상 사이의 공간이 넓어져 작은 축제를 진행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반색했다.

 고학년 학생들은 널찍한 책상이 3개나 생긴 걸 좋아했다. 초등학교 5학년 정선민 양은 “앉은뱅이책상만 있어 다리 펴기가 불편했는데 이제 책상에 편하게 앉아 일기랑 독서록도 쓰고 영어 단어 외우기도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알록달록하게 꾸민 별도 프로그램방에서는 5, 6세 어린이 18명이 모여 ‘아기 돼지 삼형제’,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 등 집과 관련된 그림책을 읽은 후 모형 집을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도서관은 주제에 맞는 책들을 소개하는 큐레이션도 꾸준히 하고 있다. 도서관 입구 오른쪽 벽은 ‘꿈꾸는 새싹 북큐레이션’ 코너로 만들어 ‘직업과 소명’ ‘이웃과 배려’ ‘놀이와 화합’ 등 주제에 맞는 책으로 꾸며 놓았다. 김현미 사서는 큰 도서관과는 차별되게 작은 도서관만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있다. 김 사서는 “어린이, 성인, 노년 등 여러 세대가 책을 통해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천에서 ‘작은도서관…’이 지원한 도서관은 이곳이 세 번째다. 김수연 ‘작은도서관…’ 대표는 “책뿐 아니라 독서 프로그램도 지원해 보다 많은 사람이 도서관을 찾아 다채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천=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부천#원종사회복지관#리모델링#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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