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다름’은 틀린 게 아니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5일 03시 00분


◇다르면 다 가둬!/앙리 뫼니에 지음/나탈리 슈 그림·배유선 옮김/40쪽·1만2000원/아름다운사람들

 공원에서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모래성을 쌓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어요. 뜨개질을 하거나 신문을 읽고 종이배를 접어주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이 평화로운 풍경 속에 불쑥 경찰차가 들어섭니다. 뜨개질하는 부인에게 다짜고짜 신분증을 제시하라고 하네요. 그 부인이 좀 다르게 보이는 건 검은 피부색입니다. 그런데 동네 공원에서 햇살을 즐기며 뜨개질을 하러 나오는 길이라면 누구라도 신분증을 굳이 챙겨 나올 일은 없을 거예요. 신분증이 없다는 말에 경찰은 뜨개질 부인을 경찰차 뒤쪽 철망을 둘러친 자리에 가둡니다.

 그런 다음 경찰의 시선은 초록색 고양이, 좀 다르게 생긴 새에게로 옮겨갑니다. 새나 고양이에게 신분증이 있을 리 없는데도 뜨개질 부인과 마찬가지로 가둬 버려요. 다른 나라에서 온 태양까지 가두자 세상은 어둠에 갇혀 버립니다.

 편을 가르고 상대를 적대시하며 억압하는 일은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불편을 감수하고 우리들과는 다른 문화, 나와 다른 상대를 헤아리고 껴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을 순 없어요. 나와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우리와 다를 것 하나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노력은 일상적으로 계속돼야 합니다.

 이 책은 유아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긴 말 없이 가볍고 유쾌한 드로잉과 색채로 쉽고 명료하게 주제를 전달합니다. 초등학생이라면 토론으로 이끌어도 좋겠어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다르면 다 가둬!#앙리 뫼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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